수미야......
작년 봄, 우리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선배의 강권에 못 이겨 나갔던 소개팅 자리였던 지라
사실 기대도 없었고 그래서 예의 아닌 걸 뻔히 알면서도
추리닝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갔었는데...
너를 본 순간 ‘아차! 실수했구나...’ 싶었다.
이렇게 이쁜 사람인지 알았다면 좀 차려입고 머리도 좀 만지고 나올 걸...

추리한 내 모습에 인상 찌푸릴 만도 했는데
너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간혹은 박수까지 치며 맞장구 쳐주었다.
그런 니 모습을 보며...
‘어쩜 얼굴도 이쁜데 이렇게 마음씀씀이도 이쁠까....아이고 성격까지 털털하니 좋네...’
나..... 그날...너한테 완전히 반했다는 거...알아?

그런 너와 사귀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신났는지...
친구들과 만나면 니 자랑하느라 바쁘고...
니가 얼마나 멋진 여자인지 보여주고 싶어서 동창회며 결혼식이며
매번 같이 가달라고 조르곤 했었잖아.

사실 넌 나에게 있어 첫사랑이야.
거짓말 아니다.. 물론 이전에 누군가와 사귀었던 적 없는 건 아니지만
내 인생에 있어 진정한 사랑은 지금까지 너뿐이었고,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너 하나 뿐 일거니까.

수미야
우리 지금까지 보내온 우리들만의 행복했던 추억들
그 추억들과 함께 쌓아온 우리의 사랑...
이제는 둘이 아닌 하나가 되어 더 견고하게 더 믿음직스럽게
그리고 더 아름답게 지키고 키워나가자.
때론 힘들 때도 때론 후회할 날도 있겠지만 지금의 우리 마음 잊지 말고
힘들 때, 후회될 때 꺼내보며 서로를 믿고 격려하자.

십년쯤... 아니 이십년쯤 시간이 지나면
우리 어떤 모습일까?
흘러간 세월만큼 얼굴엔 그 흔적이 남을 테지만
여전히 내겐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수미와 함께
여전히 사랑하며 여전히 깨소금 볶는 닭살 커플이기를 바래본다.

내게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당신...
윤수미...

나 당신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며
당신을 여왕으로 받들며
당신의 영원한... 백마의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나와.... 결혼해주세요!!!
진심으로 내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