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저 경인방송 청취자 분들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국민일보 정창교기자입니다. 99년부터 인천시청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제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0년 당시 학교 안에 유급보조교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이슈를 제기해 전국 처음으로 공익보조교사 제도를 시행한 경험을 살려 3년전 고교 졸업 이후 방치된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을 모아 꿈꾸는마을 영종예술단을 만들었습니다. 총감독을 맡아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발표무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 ‘꿈꾸는 마을 영종예술단’의 총감독을 맡고 계신데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발달장애인 청년 예술가들과 그 부모들로 구성된 장애인 문화예술단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2011년 6월 결성됐습니다. 처음에는 인천문화재단의 찾아가는 공연 공모사업을 계기로 매월 한 두차례 인천국제공항, 세계평화의 숲, 영종도서관 등에서 공연을 하며 팀워크를 다져왔습니다.

3. 현재 구성원들은 몇 명 정도 인가요? 단원들 소개도 함께 해주시죠.

50명 정도되고요. 자폐성장애 피아니스트 정의원씨와 플루트 연주자 박혜림씨가 4대 보험을 받는 정식 직원으로 생활하고 있고요.

초등학교 사서보조로 활동하고 있는 지적장애인 김지윤씨를 비롯해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가 중복된 이기호씨, 발달장애 댄스팀으로 활동 하고 있는 조희경씨와 이재혁씨 등이 대표적인 단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물패 차오름의 경우 부모들이 먼저 풍물을 배우고 나중에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으로 13명 가량이 무대에 올라오고 있고요. 고교 졸업 이후 장애인복지관을 다니면서 중증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부족으로 퇴행이 와 집안에 처박혀 괴물처럼 방치됐다가 문화예술을 통해 지금은 인천 남동구청에서 바리스타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기호씨와 이씨의 어머니 김영실씨가 주도하는 기타팀 마음울림도 있습니다.

4. 영종예술단을 만들 계획은 언제부터 했었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은 엄마들’의 사연이 문성근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데 이 엄마가 나중에 인천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을 맡아 부모운동을 계속 하다가 딸이 졸업을 앞두고 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자신의 딸이 플루트를 부는데 졸업이후에 대책이 없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자녀를 둔 엄마들을 모을테니 한번 만나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2011년 6월 공항철도 계양역 앞에서 만나 ‘도원결의’를 하듯 곧바로 영종예술단을 만들게 된 것이죠.

5. 영종예술단은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해왔나요? 대표 작품들도 소개해주시죠.

2011년 인천문화재단의 찾아가는 공연을 하면서 팀워크를 다진 뒤 2012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꿈꾸는사람들의 행복한 문화복지이야기’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요.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애인문화예술향수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해바다꿈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방송3사와 아리랑TV 다큐멘터리로 국내외에 소개되는 과분한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D-100일 기념 아시아 장애인 문화예술 국제세미나를 주관해 7월 1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발달장애인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6. 혹시 공연에 대해 관객들의 편견 같은 건 없었나요?

(기대에 조금 못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 공연을 보고나서는 어떤 반응인지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처음에는 장애인들이 하는 공연이 뭐 볼게 있을까하는 마음을 갖고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고 돌아갑니다. 독특한 발달장애인들의 공연을 보면서 일반인 공연에서보다 더 감동을 받는 사례가 많습니다.

7. 단원들은 어떤가요? 무대에 오르려면 남들보다 더욱 많은 연습을 할 것 같은데, 가까이에서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기분도 남다르시겠어요.

평강공주와 온달왕자 댄스팀의 경우 처음에는 실력이 안되지만 한번 끼워주자하고 무대에서 발표기회를 줬는데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지금은 당당하게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번 공연마다 조금씩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단을 만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8. 실제로 장애인들이 문화, 예술을 접하고 배울 기회가 많이 주어지나요, 어떻습니까?

아직까지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장애인들에게 ‘1인1기’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성인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재능을 키워주는 수준에 머물고 있죠. 얼마 전에 스웨덴에 가보니까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체육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황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성인기에는 장애인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들었죠.

9. 영종예술단을 이끌어 오면서 또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어려운 점은 인천사회단체보조금사업의 경우 사업비의 30%를 자부담해야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천대교기념관문화카페프로젝트 공연을 3차례하게 되는데, 1000만원을 지원해 주면서 400만원 이상을 자부담하도록 하는 식입니다. 장애인단체에서는 이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할 수도 없고 해서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5000원이나 만원 정도를 금융결제원 CMS를 통해 기부금을 내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랍니다.

10.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인 환경이나 법안 개선 등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2001년 인천을 중심으로 부모운동을 통해 학교안에 유급보조원 제도를 만들어 정부가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소중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6만5000명이 서명해 국회에 청원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었고, 지난 4월에는 발달장애인법이 통과됐지만 정부가 예산을 뒷받침하지 않아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일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법안개선을 통해 일하지 않고 연금을 받아 살아가려는 방식보다 일을 하면서 세금을 내고 사는 장애인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장애인들이 일을 해서 얻은 소득이 있을 경우 지원금의 일부를 상계시켜 일할 의욕을 꺾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주는 연금과 장애인이 버는 소득을 모두 인정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1.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100일 앞둔 7월 12일 ‘아시아 장애인 문화예술국제세미나“가 개최되죠. 어떤 행사인가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유일한 남북한 학술대회입니다. 북한에서도 유엔이 정한 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 소년궁전에서 2012년 외국인들 앞에서 장애인 문화예술 공연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게 되고요. 일본 민들레의 집 하리마야스오이사장과 오카베타로 사무국장이 참여해 아시아의 장애인 문화예술 교류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중국에서는 장리제 중국장애인잡지사 ‘삼월풍’ 편집부 집행편집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중국의 장애인문화에술에 대해 소개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방귀희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국장애예술인의 시대별 창작 특징에 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게 됩니다. 저도 ‘장애인문화예술단체 입장에서 본 장애인문화예술센터’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게 됩니다.

12. 영종 예술단 활동을 통해서 얻고 싶은 성과랄까요,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부모 사후에도 행복하게 사는 발달장애인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종예술단은 길게 보고 지평선처럼 끝없이 펼쳐진 행복한 나날을

우리가 사는 지금부터 만들어가기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장애인이 행복해야 내가 사는 지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철학적 고민도 담고 있습니다. 6월 19일 강화도 송해초등학교에서 인천문화재단과의 매칭사업으로 영종예술단의 서해바다꿈이야기 공연이 무대에 올려집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오후 5시에 무대를 엽니다. 이런 무대가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3. 지난 4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제정된 것으로 압니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시기도 한데,

실질적으로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효과가 있는 내용들이 잘 담겨져 있는건가요?

발달장애인들이 말을 못한다고 해서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에서 노예노동을 하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재산권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나오는 장애연금을 원장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성년후견인들이 도와주면서 장애연금을 이용해 노트북을 사고, 탈시설화를 통해 지역사회로 나올 때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나오도록 하는 정도의 새로운 매뉴얼은 가능하지만 정부가 예산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14. 발달장애인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예상하는 것 보다 더 큰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이 뒤따른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회의 시선도 그렇구요.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장애자녀가 학교를 다닐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서비스가 제공이 되지만 학교 졸업 이후 방치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장애인복지관도 중증장애인을 외면하고 중증장애인이 집에 방치되면 괴물처럼 변해 어머니를 멍이 들도록 폭행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애인들의 재능을 발견해 문화예술분야나 체육분야에서 한사람이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도록 하거나 한가지 이상의 체육활동을 하게 되면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주민자치센터에도 기준을 완화해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2~3명이라도 평생교육 차원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15. 법안 제정이 되었지만 소득보장 부분을 놓고 아쉽다는 얘기도 들려오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나 그 외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십시오.

결국 발달장애인의 소득보장을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제가 영종에술단을 시작하게 된 것도 장애인보호작업장에 다니는 발달장애인의 급여가 월 5만원을 받는 것도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 뒤부터입니다. 어떤 경우는 대기자도 많은데 출퇴근할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라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능재활을 통해 무대에 오른 발달장애인 예술가에게 회당 5만원씩은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장애인 예술가가 버는 만큼 구가가 안되면 지역사회에서 매칭사업으로 5만원을 버는 장애인에게 5만원을 더 주는 방식으로 파이를 키워준다면 소득이 있는 장애인들은 다시 그 돈을 소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6. 청취자 분들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신청곡을 한 곡 말씀해주세요.

얼마전까지는 아들이 ‘죽어도 못보내’를 많이 불렀는데. 요즘은 ‘내가 만일’이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안치환의 ‘내가 만일’을 신청하죠.

17. 청취자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을 소개해주세요.

특히 감명 깊게 읽은 구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번 7월 12일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D-100일 기념 아시아장애인 국제세미나에서 발표될 일본인 하리마야스오의 ‘장애와 예술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발표문을 인용하겠습니다.

“일본 기업의 일류 회사인 도요타 자동차가 7년간 34개 도시에서 총 63회의 ‘도요타·에이블 아트(Able Art)포럼’을 실시했고, 일본의 예술에 태동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장애인 에술의 붐과 직결되어 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은 불가능한 것을 후회하기 보다는 가능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국제세미나 자료집은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니까 7월 12일 교보문고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은 ‘아시아 장애인문화예술 국제세미나 리포트’입니다. 출판사는 이화출판사입니다.

18.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인천 시민, 경인방송 청취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인천이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서해5도가 있고, 대한민국의 향후 20년 이상의 먹거리를 만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영종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가 건강하기위해서는, 그리고 시민들의 삶이 행복하기위해서는 내가 살고 있는 골목에서 마주치는 장애인과 그 가족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저희 단체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네이버에서 영종예술단을 쳐보십시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