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하면 나는 무슨 추억꺼리가 있을까하고 가만 생각해봤어요.

근데 문득 떠오르는 잊지 못할 추억아닌 추억이 생각나더라구요.

제가 결혼한 시기가 한창 월드컵으로 열기가 뜨거웠던 2002년 6월이었어요.

둘다 좀 늦은 결혼이어서 서두르다보니 하필이면 그 시기에 하게 되어서 그게 저한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네요.^^;;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나서 둘이서 이곳저곳 구경다니며 사진도 찍고 맛난 것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피곤에 지쳐 호텔에 오면 전 마냥 쉬고 싶었어요.

근데 남편은 월드컵 응원한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특히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16강에서 4강까지 진출한 월드컵이어서 열띤 응원하는건 당연한거였지만 저는 넘 피곤해서 도저히 못버티겠더라구요. 아마 16강전을 앞둔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전 경기때였나봅니다.

호텔방에서 티비보며 응원할 사람이 저랑 남편이랑 둘뿐인지라 남편은 군것질거리랑 응원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는데 저는 그사이 침대에서 혼자 잠 들어버렸던겁니다.

남편이 같이 응원하자고 흔들어깨우고 축구보며 응원한다고 소리쳐도 저는 넘 피곤해서 모른척하고 그냥 아주 푸욱 자버렸어요.

아니나다를까 그 다음날에 남편이 잔소리를 하더군요

"아니 어떻게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 나가서 멋진 경기를 펼치고 있는데 쿨쿨 코만 골고 잠만 자느냐, 같이 응원을 했어야지!"하면서요.

다행히 그때 이탈리아전도 이기고 결과도 좋았잖아요. 그래서 뭐 문제가 되나 싶던데 응원도 안하고 잠만 잤다고 계속 면박을 주더라구요

남편은 지금도 아주 가끔 신혼여행 그때 이야기만 나오면 잔소리해요.

그땐 주눅들어 말 못했지만 지금은 말할수 있습니다. 아니 잠 앞에 장사 있어요? 내려오는 눈꺼풀을 누가 이겨? 그럴수도 있지~~라면서요.

왜 하필 내가 2002년 한일 월드컵때 결혼을 해가지고선...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곤합니다. ㅎㅎㅎ   신청곡은 그때 한참 신나게 응원하며 불렀던곡 떠올라 이곡으로 신청합니다. 

신청곡)) 발로차 - 클론(feat.엄정화)  대한민국~~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