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는 무서워요 ^.^

                                                             청양고추 5

세월이 흘러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추억으로만 간직해야만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20여년전을 생각해 본다.

 

때는 1993년 2월 27일 ~

사내 커플로 만나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날짜를 정하고, 신혼여행 목적지도 정해야 했다.

난, 이 세상에 태어나 29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녀 본적이 없었다.

 

생애 한번뿐인 신혼여행이니 자동차를 타고 국내 여행 가기에는 서운한 것 같았다.

그 당시에는 동남아(필리핀, 태국)와 남태평양(괌, 사이판, 하와이)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신랑 신부님이 늘어나는 시기였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같은 직장에 다니며 월급쟁이였기에 돈을 아껴서 살림에 보태자 합의하에 마침 제주도에 지인이 계셔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고 호텔을 예약 했다.

 

문제는 이제 부터였다, 한 달 전에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부터는 걱정이 되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가다 떨어지면 어쩌지,,

바람이 많이 불면 제주도가 아닌, 일본이나 중국으로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결혼식 날이 다가 올 때까지 걱정은 계속 됐고 방법은 없었다.

 

고민, 고민하다가 드디어 방법이 생각났다,

술을 먹고 자면 모르겠지,,,아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맞장구를 처 주었다.

그래, 그래, 술 먹고 타면 되지,,

 

비행기 탑승시간은 늦은 7시~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친구들의 뒤풀이가 시작 되었다.

나의 친구들은 장난기가 많은 친구들이다.

신랑을 다룬다고 나는 발바닥이 빨개지도록 많이 맞았고,

술잔은 신발인 구두에 맥주, 막걸리, 소주를 섞어 많이도 마셨다.

 

뒤풀이를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

봉고차에 매달려 따라오는 깡통소리는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차안에서는 고성방가,,노래를 부르며 공항에 도착하여

친구들을 보내고 비행기에 탑승 좌석에 앉은 것 까지만 생각난다.

 

아내가 깨워서 눈을 떳을 땐 제주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난,,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와~~~성공이다,, 별거 아니네~ 언제 도착한 겨~ 금방이네,,,

 

그렇게 무사히 도착하여 숙소로 향했고, 그때까지 나는 술이 덜 깨어 있었다.

신혼여행 첫날밤은 내가 술에 취해 그냥 자버렸다.

 

3박 4일~ 다음날인 이틀째는 제주도의 지인과 만나 관광지를 둘러 보고

기념 촬영도 많이 했고, 맛난 것도 먹었다.

 

신혼여행은 즐거웠고, 둘만의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 전날인 3일째 저녁부턴 다시 근심에 빠졌다.

내일은 비행기를 어찌 타지, 각시는 말해주었다.

승용차 타는것 하고 똑 같다고,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된다고,,,

그래서 난, 믿었다,,정말 사랑하는 각시 말을 믿었다.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 탑승~

난 긴장을 잔뜩 했고,,비행기는 창공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

정신이 없었다,,공포감은 잠시 안정적으로 갈 땐 그럭, 저럭 괜찮았다.

 

김포공항에 창륙하기 10분전~

갑자기 비행기는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느낌이 들었다,,,

난, 무서웠다,,기류를 탄 것 이였다.

 

난, 너무 공포에 휩싸여 각시의 품속으로 머리를 숨기고,,

5분여의 시간이 나에겐 10년이 넘은 시간으로 여겨 지였다.

 

그 이후로 20여년 동안의 우리가족의 여행은 자동차로 다닐 수 있는 국내 여행 이였다.

 

♬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 김창완 밴드 ♬

♬ 비행기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