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라 시댁에 갔는데 현관에 신발 놓는데에 신문지를 깔아놓으셨는데 젖어 있어서 

어머니. 눈도 안 왔는데 왠 신문지를 깔아두셨어요?

하니까 

뭔 물이 자꾸 배어나온다 

하셔서 장봐온거를 내려놓고 옷을 갈아 입고 선물을 펼치고 이건 큰 시누이꺼 작은 시누이꺼고 

이건 이모님네꺼  하고 있는데 신문지가 다 젖어서 나갔다 들어온 아들 신발에 

찢어져서 달라붙었는지 " 엄마 이거 왜 이래?" 하는데 상황이 심각해 보여서 

신랑을 불렀더니 " 이거 보일러 터진거아냐" 하는거에여 

그런가? 하다가 보니까 보일러를 켰다는데 따듯하지도 않고 

그래서 부랴부랴 아저씨가 오셔서 탐지기로 화장실 들어거는 쪽에 물이 샌다 하고 장판 걷어서 콘크리트를 

깨고 하얀 고무파이프를 찾았는데 물이 새어 나오더라구요 

아저씨가 일단 스탠 밥공기로 물 공기로 거길 퍼내고 있으라 했는데 벌써 저녁이 됐고 

아저씨도 "낼이 설이라 차례는 지내고 빨리 넘어와도 밤은 되야하는데 어쩌지요" 

하셔서 " 일단 설이니까 가셔야죠  근데 이거 물 퍼내는거 말고 다른 방법 없어요?" 하니까 

여기도 물을 쓰셔야 설 명절 음식 하실텐데 음식 하시려면 여기를 퍼내야 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우린 시어머니와 전 음식을 하고 한쪽에선 신랑과 두 아이들이 밥공기로 물 퍼내고 

했답니다   차례도 늘 거실에서 지내다가 방으로 들어갔고 집은 추워서 옷은 다 껴입고 그래도 차례상에 갈비도 나물도 잡채도 다 했어요 그리고 물을 받아놓고 수도를 잠갔죠 

아저씨는 설 지난 다음날 오셔서 보일러 터진거 고치시고 다른날 같으면 보일러도 쉽게 고치고 뭐 추우면 사우나나 찜질방이라도 간다지만 명절이라 다~~~ 못하고 집에서 꿋꿋하게 버텼죠 

명절에 바라는거 하나 더 늘었죠. 그런날엔 하자 없이 지나가도 행복한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