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잊혀지지 않는 노래가 하나 있어요.

즐거운 추억이거나, 애틋한 사연이 있어서

가슴에 콕 박힌 노래...였음 좋겠지만,

이 노래는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 않는 '내노래'랍니다ㅠ

 

대학 4학년, 한창 취업준비를 할 때 였어요.

친구들이랑 모여서 면접 스터디도 하고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들도 습득하면서

'합격비결' 이란 말만 들어도 귀가 쫑긋 세워졌거든요.

전 특히 귀가 얇아서요ㅎㅎ 누가 어떻게 해서 면접을 잘 봤다고 하면

나도 해볼까? 란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러다가 어떤 선배가 성공담을 들려주기를

자기는 노래를 불러서 면접관들 맘에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면접에서 말을 잘하는 것만큼 끼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구요..

솔깃했습니다....

때마침 그 다음주에 면접이 하나 잡혀 있었는데

나도 끼를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준비했어요.

개사까지....했답니다 ㅋㅋㅋ

 

그리고 면접 당일.

네 명의 지원자들과 함께 단체면접을 봤는데요

경력자들과 실력자들이 많아서

제가 좀 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노래로 점수를 따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마지막에 면접관님이 하고 싶은 말 있냐고 물으실 때

저는 이 회사를 향한 애정을 노래로 표현하겠습니다..라고 했죠.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회사이름은 뮤닷으로 할게요 ㅋㅋ)

 

흠흠....

뮤닷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뮤닷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뮤닷이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

 

박상철의 무조건을 개사한 노래였어요.

반응은....아주...썰렁했습니다.

면접관들의 표정은 저승사자처럼 차가웠구요

옆에 지원자들은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숙이더라구요.

처음엔 자신감있게 시작했는데

반응이 시원치 않으니까, 저는 급...자신감을 잃고..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했어요.

아...이게 아닌가보다....어떡하지....

싶었지만, 시작한 이상 바로 끝낼 순 없더라구요ㅠㅠ

그래서 끝까지 부르긴 불렀습니다.

휴. 물론 떨어졌지요.....노래나 부르지 말 걸...ㅠ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창피합니다...

그날 이후로 전 이 노래만 나오면, 그날이 떠올라서

어딘가에 숨고 싶은 기분이랍니다.

내노래가 아니었음 하는 내노래지요...^^

그래서 뮤닷에서 다시 듣고 싶진 않구요!! ㅋㅋㅋ

대신 면접을 준비하며 많이 들었던 다른 노래를 신청할게요.

그날의 악몽을 잊게 해준 노래랄까요.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