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대학교 써클 선후배 사이였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 봄 남편은 군복무중에 휴가를 나왔는데 그때 처음 봤어요
큰 키에 까무잡잡하지만 잘생긴 얼굴 첫눈에 속으로 "어머나?!"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ㅎㅎ
그날부터 가끔 휴가를 나올 때마다 유심히 봤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친구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관심을 끊었었죠
저도 다른 만남을 가지면서요
시간이 지나 제대를 하고 복학을 준비하는 남편을 학교 도서관에서 볼 수 있었어요
어느날 늦은 시간 도서관을 나와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이였어요
저 앞에 남편이 혼자 걸어가고 있었죠
다가가 선배 집으로 가는 길이냐고 몇번 버스 타고 가시냐고 물었었죠
들어보니 같은 버스인 것 있죠
같은 버스를 타고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보니 남편이 내릴 때가 되었어요
남편은 중간에 내려 다른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늦은 시간이라서 저를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호 ㅎㅎ
그렇게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헤어졌죠
그런데 거기까지였답니다
그 이후에도 인사 정도였고 더 이상은 없었답니다
나중에 남편이 여자친구과 헤어졌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그 소문을 듣고 얼마 후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남편도 나왔더라구요
모임뒤 술자리를 가졌고 거기서 남편과 또 얘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그때가 겨울이였는데 추운날씨에 집에 있기는 심심하고 영화나 보러가자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약속을 했어요
약속날 영화를 보고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 했더랬어요 ㅎㅎ
데이트나 다름 었었죠
그러면서 속 얘기를 나눴는데
남편도 역시 처음 봤을 때, 집에 데려다 줄 때 마음이 갔었다고 하더라구요
만날 때마다 그 당시에는 둘다 만나는 사람이 없었고 관심이 있었는 데
서로가 관심이 있는 줄 모르고 있었고 또 만나는 사람이 있는 줄 알고 있어서 타이밍이 안 맞았더라구요 ㅎㅎ
그렇게 시작해서 4년 연애 후 결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처음 만나고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끔은 가슴이 설래기도 하고 때론 웃으면서 더듬어 보기도 한답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사랑이라는 걸 시작했지만 함께 살면서 이런저런 일에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사랑이 뭔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보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때의 사랑보다 지금이 더 진한 사랑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진해지겠지요? ㅎㅎ
신청곡은 사랑의 빛 - 3H 빛사모 입니다
요즘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남편과의 첫만남부터 지금까지의 스토리가 영화필름처럼 지나간답니다
그 첫장면을 이렇게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