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스물아홉 처자입니다.

공부하는 처지라 사실 방송을 매일 듣지는 못하지만

가끔 점심을 먹고 산책할 때는... 꼭!! 챙겨 듣고 있답니다^^  

저만의 힐링시간이라고 할까요. (감사해요!)

방송만 듣다가 참여는 처음 해보는데요;)

게다가, 내일이 시험이에요. 하하.

왠지 잠이 안와 뒤척이다가...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서, 용기내어 글 써봅니다^^

저는 올해로 삼년 째 시험공부 중인데,

그러다보니 많이 지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참 많이 죄송하기도 하고...

특히 일년 전, 작년 여름은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참 많이 힘이 들었던 때였어요

그리고 그때...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죠.

작은 것 하나에 짜증이 나고, 예민했던 그 여름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 어떤 남자가 너어무 심하게 코를 훌쩍이시는 거에요.

여름에 왠 감기야?...보통 때 같음 그래도 이해하고 넘어갔을텐데

저도 그 날은 아침부터 엄마랑 다투고, 완전 열받은 상태였거든요ㅋㅋ

그래서 그분이 자리를 비우신 틈을 타서 포스트잇을 붙여놨어요.

'죄송하지만, 코 훌쩍이는 소리가 너무 큽니다. 주의 부탁드려요' 뭐 대충 이런 내용~ㅎ

생각해보면, 생리적인 현상을 가지고 뭐라하면 안되는 건데

제가 좀 너무 했죠.

그러곤 얼마 뒤에 화장실을 가려고 나오는데

뒤에서 그분이 절 따라나오시는 거에요!

설마...날 따라오는 건가? 내가 쓴 걸 알았나? 따지면 어떡하지??

잔뜩 쫄아 있는데... 역시나 그분이 절 부르더라구요.

근데 예상과 달리, 저한테 캔커피를 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시는 거 있죠.

그것도 환하게 웃으면서!

(공부할 때는 옆모습만 봐서 잘 몰랐는데, 참 훈남이더라구요ㅎ)

제가 쓴 줄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포스트잇모양 보고 알았다네요.. 자동차모양이었거든요.

제 책상 여기저기에 붙여놨으니.. 알아챌 수밖에요.

암튼 그날이 계기가 되어 그후로 저희는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어요.

나이는 저보다 한살이 많았구요.

신기하게, 대학 때 전공이 비슷해서... 얘기도 잘 통했어요.

쉬는 시간에 잠깐잠깐 보면서 참 설레고, 좋았죠.

서로 호감을 느꼈지만, 공부하는 사이다 보니 일정한 선을 유지하면서

친구 이상 연인 이하... 그런 관계로 지냈는데요.

그렇게 6개월 정도, 의지하면서 공부를 같이 하다가

그분은 작년 말에, 드디어 합격통지를 받으셨답니다.

너무 축하하고 기쁜 일이었지만, 한편 왠지 제가 초라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네요.

합격을 하고도 주말마다 계속 도서관을 찾아오는 그분께..

저는 결국, 그만 보자는 얘길 했어요.

이젠 서로의 처지가 다르고, 저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더라구요.

어쩌면 못난 자존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구요.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 나서

그날 밤, 그분께서 노래동영상을 하나 보내주셨는데...

그게 바로 커피소년의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란 노래랍니다.

들으면서 어찌나 펑펑 울었던지.ㅜ

많은 말보다...그 노래 한곡이...저한테 콕 와서 박혔어요.

세상 어딘가에... 내 편이 되어주고, 괜찮다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참 고마웠고 큰힘이 되었죠.

그래서 다음날부터 훌훌 털고,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내일이 시험이네요.

합격하면...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글쎄 다시 인연이 시작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6개월의 추억으로 끝날지라도

그래도 참 고맙고... 소중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이 노래를 들으면서,

힘과 용기를 내고 싶네요.

커피소년의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신청합니다.^^

 

내일 시험 잘 보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