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세살 차이가 나는 언니가 한명 있어요. 모든 자매들이 그렇듯 어릴 때부터 사소한 걸로 엄청 싸우면서 컸죠. 니가 내가방 들고 갔냐? 언닌 내 신발 안 신었어? 화장품 쓰지 마라. 내 옷 입고 삼겹살 먹지 마라. 방 좀 치워라. 등등 진짜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걸로 트집잡고 화내고 혈기왕성했던 십대때는 육탄전도 가끔 벌였어요. 어느날은 싸우다가 장식장 유리를 깬적이 있어서 엄마한테 둘 다 무지 혼났죠ㅋㅋㅋ 근데 우리 언니는 참 무뚝뚝한 성격이라서 절대 사과를 안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억울하지만 언제나 사과는 제가 했다는...ㅠ 그런 언니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낀 때가 있었는데...몇년 전 제가 정말 힘들었던 때입니다..친구따라 다단계라는 것에 빠진 것이지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너무 부끄럽고 지우고 싶은 과거에요. 부모님께도 죄송했고.. 진짜 어디론가 숨고만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달은 우울하게 보내다가 어느날인가 언니랑 밥을 먹고 가는데 제가 저도 모르게 또 한숨을 쉬었나봐요. 그때 언니가 절 오락실로 끌고 가더니. 오락실 구석에 노래방박스 있죠. 두명 정도 들어가는 노래방 기계. 거기에 들어가서 노래를 한곡 불러주더라구요. 원래 언니는 노래 잘 안하는데 웬일인가 싶었죠. 그때 그 노래가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였어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너무 못 부른다고 생각하다가 가만히 가사를 듣다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솟았어요. 제가 우니까 노래를 부르는 언니도 울더라구요ㅠㅠ 같이 울어줄 언니가 있어서 참 든든했고 고마웠습니다. 언젠가 언니가 힘이 들 땐 제가 이 노랠 불러주고 싶어요^^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