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많던 대학교 1학년 시절, 처음으로 짝사랑한 동기 남자애가 있었죠. 그 애도 저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 때 한참 유행하던 노래- 김동률의 '취중진담'

 전 그노래를 듣고 용기를 냈죠. 가사가 어찌 그리 제마음 같던지요. 문제는 남녀가 뒤바꼈다는거죠. 그 애가 저한테 고백을 했다면 좋았겠지만요.

 동기 모임때 적당히 술에 취했던 날, 저는 저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고백을 하고 말았죠. 지금 하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행동을 어리다는 치기로 저도 모르게 해버렸던 거죠.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그애도 제 고백을 듣고 좋아하더군요. 우린 자연스럽게 동기들의 축복을 받으며 사귀었지만 첫사랑이 그렇듯 그리 오래가진 못했어요. 두어달도 안되서 자연스레 이별하게 되었죠.

 아무리 취중진담이라지만 좀 조심할걸 하는 후회도 들었어요.  그 후로 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절대로 먼저 고백하지 않고 운명에 맡기게 됐답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들도 낳고 잘 살고 있지만 아직도 김동률의 '취중진담'을 들으면 기분이 씁쓸해지며 옛 추억이 떠오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