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경아씨 좋아하는 함박 먹으러 갈까요?

내가 원두커피 맛있는 곳 알고있어요. 아무때고 커피 드시고 싶으면 말씀하세요.

손가락에 반지가 없네. 왜 안끼고 다녀요?

보라색 좋아한다고 했죠. 그래서 내가 보라색 머리핀 하나 샀어요. 이쁘죠?"

연애시절 남편은 정말 내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있어 정말 머리가

좋은것 같더라구요.

생선회나 비린내나는 바다음식을 잘 먹지않는 나를 위해 늘 경양식집을 다녔고

설탕을 넣지않은 커피을 마시는 걸 알고는 원두커피를 마실수 있는 분위기좋은

커피숖에서 데이트를 즐기곤 했어요.

아침에 세수하다 빼놓은 반지 깜빡잊고 두고 나온날은 왜 반지가 없느냐며 묻기도하고

긴 내머리에 딱 어울릴것 같아 샀다며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머리핀을 사서

내게 선물하기도 하던 남편.

그런 남편을 제가 어떻게 마다하고 싫어할 수가 있겠어요?

결국 코가 꿰어 한집에 살게 된지 어언 33년째.

연애시절의 자상함이 살다보니 잔소리가되어 싸움의 근원이 된게 한두번이 아니었죠.

칠칠맞게 반지 또 빼놨네?  여자가 아무거나 가리지말고 잘먹어야지 그렇게 편식을 하면

안되지...

별걸 다 기억해서 나를 당황하게 하던 남편 이젠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노영심의 노래를 들을때마다 남편과의 연애시절이 떠올라 혼자 피식 웃곤 하네요.

 

노영심 -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