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킨 파크 두 번째 쇼!!

가을의 끝자락에서 만난 락계 A급 밴드 린킨 파크의 두 번째 내한공연은

불어오는 찬바람도 데울만큼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두 번째 공연이었던 만큼 팬들과의 두터운 결속력을 과시하며, 신나게 한 판 놀다갔다.

11월 30일 예정시각인 8시보다 일찍 도착한 필자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반팔차림의 강경(?) 락 팬들의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린킨 파크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다리던 팬들은 지난 첫 번째 공연에 관한 이야기, 3집에 대한 이야기등으로

지루함과 추위를 덜고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공연이 열렸던 비욘세도 울고 갈 정도로

스탠딩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꽉꽉 들어차 있었다.

이날 공연의 관객점유율은 70% 정도였다.

 

린킨 파크의 무대 세팅은 검은 천으로 덮어놓은채,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던 중, 2팀의 오프닝 무대가 있은 뒤 공연이 시작될 거란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있었다.

2003년 10월 29일 열린 첫 공연에선 서태지가 만든 괴수인디진 레이블의

5인조 하드코어 밴드 ‘피아’의 오프닝으로 공연이 시작됐었는데,

누가 나올지 기대하는 순간.. DJ의 믹싱과 함께 등장한 팀은

개코와 최자로 구성된 다이나믹 듀오였다. Ring My Bell을 비롯한 2곡을 부른뒤,

이어진 무대는 “c8! 내가 나와서 x나 미안하다”고, 오프닝으로 나온 자신도 민망하다며,

걸죽한 입담을 과시한 드렁큰 타이거였다.

준비된 MR로 꾸며진 드렁큰 타이거의 무대는 신곡 ‘8;45 Heaven’과

불후의 힙합 명곡 ‘난 널 원해’까지 2곡을 선사했다.

락 밴드의 공연에 국내 힙합 뮤지션들의 오프닝이란 미스매치 의도가 궁금했지만,

드렁큰 타이거가 보여준 관객 장악력은 무척 흥미로웠다.

스탠딩석 한복판에서 관객들과 살을 부대끼며, 난 널 원해를 외치던

드렁큰 타이거를 보는 순간 액슬 로즈의 모습까지 연상될 지경이었다.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9시가 훨씬 지나서야 커튼이 걷히고,

린킨 파크의 두 번째 공연이 시작됐다. 첫곡은 One Step Closer!!

오랜 기다림을 한방에 날려버린 오프닝 One Step Closer부터,

관객들은 “링킨 홀릭”이 되버렸다.

이어서 2집의 히트곡인 Lying From You, Somewhere I Belong등

팬들의 좋아하는 곡으로 연결됐으며, 공연 중반까지

3집 수록곡인 No More Sorrow, Wake, Given Up와 Paper Cut, Points of Authority등을

린킨 파크 특유의 하이브리드 사운드로 신명나게 연주했다.

분명 무대 매너, 연주력, 관객 흡인력과 호응도면에서 4년전에 비해 월등한 느낌이었다.

 

메이저 7년차 밴드답게 다양한 모습들도 보여주며 재미를 줬는데,

Pushing Me Away 같은 곡을 부를땐 어쿠스틱 셋으로 마이크 시노다(G/Vo/Key.)와

체스터 베닝턴(Vo) 둘이서 무대를 꾸몄다.

화려한 디제잉과 파워풀한 뉴메탈 사운드에 익숙한 린킨 팬들에겐

분명 색다를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락의 정통성에 충실한 3집 Minutes To Midnight

수록곡인 Shadow Of The Day에서는 성숙한 린킨 파크의 호흡도 느꼈다.

 

초반부에서 익숙한 곡들로 신명나게 판을 벌인 뒤, 어쿠스틱 셋 편성으로

생소한 즐거움을 줬던 중반부를 지날 때 Crawling, In The End를 통해

관객들의 싱어롱을 이끌어내며 팬들과의 결속력을 과시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쓰인 What I've Done과

가장 역동적인 린킨의 곡중 하나인 Faint를 끝으로 2번째 내한공연은 성공리에 마무리 됐다.

뉴질랜드부터 시작된 아시아/오세아니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인 서울 공연.

그들이 데뷔했을 당시와 또 달라진 락 필드에서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밴드로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메이저 밴드의 무대답게, 2시간 남짓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선사해주고 갔다. 내한전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시스트 피닉스 파렐이“린킨 파크는 가장 솔직한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밴드다”라고

말한 것처럼 현재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다 보여줬다.

그리고 공연 후반부에서 생일을 맞은 기타리스트 브래드 델슨의 깜짝

생일 축하자리는 멤버들과 한국 팬들에겐 즐거운 추억을 자리할 것이다.

 

*Set List

One Step Closer

Lying From You

Somewhere I Belong

No More Sorrow

Papercut

Points Of Authority

Wake

Given Up

Don't Say

From the Inside

Leave Out All the Rest

Numb

Pushing Me Away

Breaking the Habit

Shadow Of the Day

Crawling

In The End

Bleed It Out

The Little Things Give You Away

What I've Done

Faint

글/정리: DJ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