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를 치루기 시작한 신진밴드의 열정적인 무대.

My Chemical Romance와 팬들의 Black Parade.

1월 21일은 절기상으로 1년중 가장 추운 날이라는 대한이었다.

그날은 마침 전국에 눈발이 날렸다.

창밖너머 하염없이 날리는 눈에 넋 놓고 있던 그 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조금은 상기된듯한 그녀는 ‘지금 인천 공항으로 제라드 웨이(Vo.)가 입국했어요.’

My Chemical Romance(이하 MCR)의 공연 담당자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순간 눈발 날리는 풍경이 그들의 히트곡인 Welcome To The Black Parade

뮤직비디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날씨의 조화(?)는 공연 당일인 22일까지 이어졌다.

잔뜩 흐린 하늘, 진눈깨비처럼 날리는 눈발은

올림픽 홀에서 약속된 MCR과 만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세상이 어둠에 잠길무렵 이미 공연장 앞에선 MCR이 펼칠 Black Parade의 향연이 펼쳐졌다.

그들의 앨범 컨셉에 맞게 검은 복장을 하고 온 관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어떤 이는 Welcome To The Black Parade 비디오에서 입었던 복장과

유사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메웠다.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화려함보단 심플한 검은 톤으로 꾸며진 무

오늘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시켜주는 듯 했다.

장내 정리와 무대 세팅이 정리 되던 중 그린 데이의 Basket Case가 흘렀다.

참고로 MCR은 그린 데이의 뒤를 이어가는 밴드로 평가하기도 한다.

잠깐동안 그린 데이 내한공연에 대한 상상을

시작하기 무섭게 불이 꺼졌고, MCR이 무대에 등장했다.

2집 수록곡 This Is How I Disappear를 선사했고, 시작부터 관객들은 요동쳤다.

이때가 8시 30분, MCR과 팬들의 Black Parade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어서 Dead!, 1집 히트곡인 I'm Not Okay (I Promise), Give'Em Hell Kid,

The Sharpest Lives로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공연 초반부였다.

이때는 숨고르기라도 하듯, 무언가 사운드도 들떠 있는 것 같았고,

MCR도 몸이 덜 풀린 듯한 인상이었다. 그렇게 팬들과 호흡을 주고 받던 중

Mama가 연주되었고, Welcome To The Black Parade, I Don't Love You로 이어지는

중반부까지 팬들의 반응은 점점 더 격렬해졌으며,

제라드 웨이의 목소리는 더욱 더 큰 싱어롱으로 되돌아갔다.

전세계에서 가장 화끈한 대한민국 관객답게 화끈한 모싱과 점핑은 이젠 기본옵션이었다.

중간 중간 관객들에게 더 큰 함성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던 제라드는

폴라로이드로 한국에서의 개인적인 추억을 담는 모습도 보여줬다.

현재의 MCR을 있게 해준 Helena가 흐를 즈음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고,

MCR의 Black Parade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2집 가운데 가장 서정적인 모습이 담긴 Cancer를 끝으로

어쿠스틱 편성으로 잔잔한 MCR의 모습을 보여준 Desert Song,

그리고 그들만의 엔딩곡 Famous Last Words 팬들과의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MCR은 현 락계 급부상중인 신진 락 밴드로서,

단 2장의 앨범으로 락계 기대주에서 유명세를 치루는 밴드가 되었다.

발매한 앨범 모두가 플래티넘 이상을 기록중에 있으며,

미공개영상이 수록된 라이브 앨범은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검은 색은 어떤 색을 칠해도 항상 검은 색이다.

MCR을 향한 팬들의 충성도도 이와 같은 모습이었다.

내한공연을 통해서도 국내 팬들도 Black Parade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시종일관 몰아치지 못했던

제라드 웨이의 스테미너는 때때로 동정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자... 이제 MCR의 Black Parade는 지나갔다. 이제 곧 신비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날아올 오색 찬란한 물결이 국내 음악 팬들의 마음의 봄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바로... Bjork. 다가올 봄이 마냥 행복해진다.

*My Chemical Romance live in Korea setlist

Intro

This Is How I Disappear

Dead!

I'm Not OK (I Promise)

Give'Em Hell, Kid

The Sharpest Lives

Mama

Way Home

Cemetery Drive

Welcome To The Black Parade

I Don't Love You

Headfirst For Halos

House of Wolves

Kill All Your Friends

You Know What They Do To Guys Like Us In Prison

Teenagers

Helena

Sleep

Cancer

Encore:

Desert Song

Famous Last Words

글/ DJ 박현준

-더 자세한 공연장의 풍경은 블로그 참조 (http://blog.naver.com/roka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