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바람을 몰고 온 마룬 5, 첫 내한공연.

경칩이 지났지만, 봄이라고 느끼기엔 조금은 쌀쌀했던 3월 7일.

하지만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은 완연한 봄 날씨였으리라.

살랑대는 기분 좋은 봄바람과도 같은 멋진 음악에 취할 생각에 말이다.

바로 팝 음악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진그룹이자, 라이브 잘 하기로 소문난

L.A 출신의 5인조 락 밴드 마룬 5의 첫 내한공연 때문이다.

단2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을 뿐이지만,

라이브 앨범을 발매할 정도로 천상 무대 체질인 밴드이다.

고등학교 동창생들로 구성되어 95년 결성,

전신이었던 Kara's Flower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 솥밥을 먹으면서,

오랜 시간 다져온 무대에 대한 그들의 자신감마저 느낄 수 있었으며,

관객들과도 잘 어울릴 줄 아는 밴드였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1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체조 경기장이 요즘 들어서

유명 팝 스타들의 잇따른 공연으로 관객들이 붐비는 횟수가 많아졌다.

마룬 5 역시, 일찌감치 매진 된 공연답게, 관객들이 술렁이다 못해 넘쳐났다.

공연시작 1시간여 전부터 관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순조롭게 입장이 시작되어 15분 정도 지난 8시 47분 객석의 불이 꺼진 뒤 공연이 시작되었다.

오프닝 곡은 2집 It Won't Be Soon Before Long(‘07)의 수록곡 Little Of Your Time이었다.

오프닝 곡으로 제격인 노랫말과 흥겨운 그루브가 객석을 슬슬 움직이게 만들었고,

Makes Me Wonder로 이어지면서, 객석의 수많은 소녀(?)들의 함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함성은 데뷔앨범 Songs About Jane(’02)의 첫 싱글 Harder to Breathe로 계속됐다.

공연 초반부에 연주된 곡들은 마룬 5식 공연 프롤로그 같았다.

“저희에겐 공연장을 찾은 여러분의 시간이 제겐 필요합니다.(Little Of Your Time),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기로 깜작 놀랄만한 시간을 만들어봐요.(Makes Me Wonder),

숨이 멎을 정도로 뜨겁게 이 순간을 즐기세요.(Harder To Breathe)”라고 말이다.

서서히 몸이 풀리기 시작한 중반부에서 들려준 곡들에서는 라이브의 묘미를 보여줬다.

모던 팝 스타일의 Nothing Last Forever 후반부에 들려준 딜레이가 잔뜩 걸린 사운드는

드림 팝적인 느낌마저 안겨주며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펑키한 사운드 뿐만 아니라,

직선적인 기타리프를 전면에 내세운 락 음악 형태의 연주는

음반에서 느끼지 못한 락킹한 마룬 5의 모습이었다.

공연 후반부는 소문난 라이브 밴드의 명성을 느껴볼 수 있었다.

Wake Up Call, Sunday Morning, Won't Go Home Without You,

그리고 마지막 This Love까지 떼창의 연속이었다.

공연 도중 그런 관객들의 모습에 감동한 아담 리바인(Vo.)은

"감사합니다. 기분 좋아요? 사랑해요."를 능숙한 발음으로 연발했다.

1집의 마지막 트랙인 Sweetest Goodbye로 앵콜 무대를 마무리 했으나,

이미 무대에 흠뻑 취한 관객들은 발을 구르며, 마룬 5를 다시 무대로 끌어냈다.

두 번째 앵콜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멤버들간의 대화가 오간 뒤,

예상외의 앵콜곡을 선사했는데, 바로 프린스의 명곡 Purple Rain이었다.

만일 먼 훗날 언젠가 프린스 트리뷰트 앨범이 나온다면,

꼭 마룬 5가 Purple Rain을 수록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마저 들 정도로 멋지게 소화했다.

여성 관객의 앞도적인 우세속에 1시간 30여분간 펼쳐진 마룬 5의 내한 공연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멤버들간의 환상적인 호흡이 무척이나 편안하고, 듣기 좋았으며,

흐트러짐 없는 깔끔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더해진 여성 관객의 찢어질 듯한 함성은

무대위에 멤버들을 충분히 흡족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2장의 정규 앨범과 한 장의 EP, 그리고 라이브 앨범까지 메이저 데뷔 5년 동안

많은 것을 보여줬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부디 다음번 내한공연에서는 더 많은 히트곡들과

더 긴 러닝 타임으로 관객들과 하나 될 수 있는 마룬 5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MAROON 5 LIVE IN KOREA SET LIST

LITTLE OF YOUR TIME

MAKES ME WONDER

HARDER TO BREATHE

THE SUN

CAN’T STOP

NOTHING LASTS FOREVER

SHIVER

WAKE UP CALL

SUNDAY MORNING

WON’T GO HOME WITHOUT YOU

TH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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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re)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

SHE WILL BE LOVED

SWEETEST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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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Encore)

PURPLE RAIN (PRINCE)

글:정리 / DJ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70028563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