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음이 거의 없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댄스 음악, Disco

 

매주 금요일 밤, 예술의 거리 홍대는 뜨거운 열기로 휩싸인다.
수많은 클럽이 모여있는 홍대 클럽가에선 매주 금요일을 클럽데이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한 장의 티켓으로 홍대에 있는 모든 클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클럽데이.
클럽데이날 길게 늘어선 줄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클러버들의 모습을 통해,
요즘 물 좋은 클럽이 어딘지 짐작케한다.  
소위 물이 좋다는 클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디제잉(DJing)이다.
어느 시간대에 어느 DJ가 어느 클럽에 출연한다는
정보에 따라서, 클러버들의 발걸음은 바빠지기 때문이다.
음악에 몸을 맞기고, 춤 추기 좋은 음악을 선곡하고,
비트를 만들어내는 DJ들의 음악은 테크노, 하우스, 라운지, 트랜스등 이미 세분화되어서,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가 되버린지 이미 오래다.
가장 젊은 음악이자, 앞서가는 장르라고 자부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하나의 장르로 모이게 된다.
바로 디스코이다.
현재의 일렉트로니카 장르에서 기계음을 빼버리고 연주한다면, 십중팔구,
흑인 FUNK 또는 디스코가 되버린다.

 

기계음이 거의 배재된 리얼 댄스 뮤직, 디스코.
이미 1970년대 초반 흑인의 그루브한 사운드가 Funk란 장르로 다져지면서,

디스코로 발전을 하게 된다.
디스코란 이름은 디스코텍에서 가져온 말로,당시의 디스코 텍은 대부분 뉴욕의 게이바들이었다.
뉴욕 게이바들의 DJ들은 흑인의 소울, 펑키음악을 주로 틀어줬다.
초기의 디스코 앨범을 보면, 많은 곡이 수록되지 않았다.
춤추기 좋은 런닝타임이 긴 곡들이 몇곡씩 수록되었다.
디스코는 후세에 나타나게 될 댄스 음악은 물론이요,
힙합, 테크노, 애시드 재즈, 일렉트로니카등 모든 그루브한 음악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그 시작은 흑인의 리듬 앤 블루스, 소울음악이었다.

디스코 시대를 빛낸 6명의 디스코 아티스트를 꼽아봤다.

 

*디스코 여왕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
글로리아 게이너, 도나 섬머.
디스코 여왕에 먼저 등극한 인물은 글로리아 게이너였다.
1974년 Never Can Say Goodbye란 곡을 통해 디스코의 여왕이란 타이틀을 거머줬고,
1979년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승화시킨 I Will Survive의 기록적인 성공은
그녀의 경력의 화룡정점이었다.
이후 2인자에 머물던 도나 섬머의 반격이 시작되는데,
Hot Stuff의 국제적인 히트로 도나 섬머가 디스코의 여왕이란 타이틀을 가져오게 된다.
이후 80년대 초반 디스코의 인기가 지속될때까지 도나 섬머는 디스코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글로리아 게이너와 도나 섬머>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년 존 트라볼타 주연의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를 통해서, 전세계는 디스코에 열광하게 된다.
존 트라볼타의 매력적인 모습도 무척 매력적이었으나,

무엇보다도 비지스가 주도했던 토요일 밤의 열기 O.S.T의 인기가 가장 주요했다.
당대의 팝 그룹이었던 비지스에겐 대표적인 디스코 그룹으로의 성공적인 변신이었으며,
이로 인해 팝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O.S.T로 남을 수 있었다.

 

 

*Saturday Night Fever 차트성적
How Deep Is Your Love / Bee Gees ('77 3주/1위)
Stayin' Alive / Bee Gees ('78 4주/1위)
Night Fever / Bee Gees ('78 8주/1위)
If I Can't Have You / Yvonne Elliman ('78 1주/1위)
Disco Inferno / the Trammps ('78/11위)
More Than A Woman / Tavares ('78 /32위)
Boogie Shoes / K.C. And The Sunshine Band ('78 /35위)

A Fifth Of Beethoven / Walter Murphy ('76 1주/1위)
Jive Talkin' / Bee Gees ('75 2주/1위)
You Should Be Dancing / Bee Gees ('76 1주/1위)

 

*디스코의 전성기 시절, 가장 화려했던 그룹 빌리지 피플.
프로듀서, 쟈크 모라일은 77년 그룹을 기획하면서, 게이 청중들로부터 매력적일 수 있는 그룹을
만들어볼 구상을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탄생한 팀이 바로
인디언, 카우보이, 폭주족, 경찰관, 건설인부, 군인이란
각각의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결성된 빌리지 피플이었다.
빌리지 피플은 디스코란 장르가 갖고 있던 섹시함을 시각적으로도 구체화시킨 팀이라 할 수 있다.

 

 

*리얼 댄스 음악의 원조, Earth, Wind & Fire
힙합음악의 전세계적인 인기로 인해 70년대 흑인 Funk 음악은 현 시대 힙합의
원류로 평가 받으며, 끊임없이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Earth, Wind & Fire는 Funk의 한 축으로 거론되며,
이 시대 많은 아티스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9명의 멤버 전원이 역동적인 동작으로 연주하는 신명나는 Funk 한판을 보고 있자면,
기계음이 배재된 디스코가 주는 원초적인 쾌감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그 가운데서도 디스코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79년 발표한 September('79/8위)는

디스코 시대를 뛰어넘는 이 시대 최고의 댄스 뮤직이다.

 

*뉴웨이브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디스코.
1979년 미네아폴리스에서 결성된 Lipps Inc.는

전자음악이 중심이 된 뉴웨이브로 가는 길목에서 디스코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프로듀서 스티븐 그린버그의 원맨 그룹인 Lipps Inc.는
1980년 전자음색이 가미된 새로운 형태의

디스코음악 Funkytown('80/1위)을 발표해서, 전세계적인 히트를 거둔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히트곡을 내놓지 못했다.

 

*에필로그
신디사이저의 전자음색을 내세웠던 뉴웨이브의 등장으로

그토록 뜨거웠던 디스코의 열기는 순식간에 식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디스코와 전자 음악이 접목된
유로 댄스가 그 위치를 확고히 하면서, 클럽 댄스 음악이 발달할 수 있었고,
이는 지금의 일렉트로니카의 토대가 마련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Modern Talking, C.C. Catch, Gazebo 등이 그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