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28일 서울과 부산에서 스콜피온스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발매된 Humanity Hour-I의

월드 투어 일환으로 아시아에선 서울이 첫 번째 무대였다.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던 10월의 마지막 주말,

잠실 실내 체육관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팬들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엄마, 아빠 손잡고 온 꼬맹이들부터, 야간 자율 학습을 뚫고(?) 참석한 고등학생,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접할 수 있었다.

스콜피온스 음악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대의 LED 전광판을 설치한 것외에는 특별한 무대 세팅이 이뤄지진 않았다.

2층과 3층 좌석은 거의 꽉 찼지만, 정작 스탠딩자린

썰렁하다 느껴질 정도로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공연시작 시간은 8시 15분, 15분 정도 장내 정리하고 이윽고,

스콜피온스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신보의 오프닝 트랙인 Hour I로 공연이 시작됐다.

올해 환갑이 넘었음에도 파워풀하고, 헤비한 사운드와 타이트한 리듬이

시작부터 공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공연 초반부엔 최근작들이 Humanity Hour-I, Unbreakable('04) 수록곡들로 구성되었다.

30년이상의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자신들의 젊은 락 사운드를 마음껏 선사하며,

스콜피온스의 음악은 현재진형임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79년 명반 Lovedrive의 수록곡인 Always Somewhere를 시작으로

Holiday, You And I 까지 스콜피온스 특유의 서정미를 맘껏 발휘, 싱어롱을 이끌어냈다.

보컬 클라우스 마이네는 중간 중간 드럼 스틱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소수 정예(?) 스탠딩 팬들과 친밀하게 무대를 이끌어 갔으며,

South Korea를 연호하며, 분단의 슬픔을 겪었던 자신들의 모습과

우리 정세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스콜피온스는 공연 이틀전 내한, 판문점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통일이 되는 그날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루돌프 쉥커는 트레이드 마크인 깁슨 플라잉 V를 메고 연신 점프를 해대며,

나이를 무색케 했으며, 미국인 드러머 제임스 코탁은

광기 넘치는 드러밍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80년대 미국 시장을 점령했던 하드 락 넘버, Blackout, Big City Night, Dynamite로

본 공연을 마무리하며, 80년대 하드 락, 헤비메탈이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을 위해서 최고의 것을 아껴두란 이야기처럼 스콜피온스의 앵콜 무대가 그랬다.

그들의 생명력이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불후의 명곡들로

팬들의 기다림을 멋지게 보상했다. Still Loving You를 시작으로 앵콜무대가 시작되었으며,

한국 팬들에게 보내는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 Wind Of Change로 이어지며,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그리고 이어진 Rock You Like A Hurricane으로

락에 굶주렸던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무대위에 연기가 내려앉을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내용의

When the Smoke Is Going Down을 두 번째 앵콜곡으로 선사하며, 

Humanity 월드 투어 서울 공연의 막을 내렸다.

락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스콜피온스.

2007년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그들은 아직도 건재했고, 에너제틱했다.

2대의 LED 장비를 제외하곤 특별한 무대 장치 없이,

음악만으로 팬들과 함께 했던 스콜피온스...

필자의 바로 뒷편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며, 좋아하던 50대 중년부터,

락의 큰 형님들을 만나러온 고등학생, 그리고 평소와 다른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꼬맹이들의 모습,

분명 그들 모두에게 여느 때와는 다른 변화의 바람이 마음속에 불었을 것이다.

 Humanity Hour - 1('07, 소니/BMG 발매)

글/정리 : DJ 박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