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Of Kurt Cobain

1994년 4월 5일은 90년대 문화아이콘 중 하나이자,

80년대 팝 음악의 대안을 제시한 Nirvana의 리더 Kurt Cobain이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날이다.

무대에서 기타를 때려부수고, 드럼을 찢어발기며,

스피커를 향해 기타를 집어던지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Oh! My Nirvana..

내가 너바나를 처음 들었을 때는 92년이었다.....

친구 집에 놀러갔을때... 그림 그리는 아는 형이 듣던 음악이

무심결에 내 귀로 흘러들어왔고, 그것은 그때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헤비하면서도 탄력있는 멜로디였다.

그 곡이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는 것은 5분이 지난 뒤 알게됐고,

지금까지 그때와 똑같은 감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내가 너바나라는 그룹을 알게된 뒤, 동네 레코드 샵마다

그들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했고,

음악잡지를 비롯한 각종 매스컴에선 그들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기사는 92년 MTV VMA 백스테이지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Guns N' Roses의 보컬 액슬 로즈와

커트 코베인의 난투극이었던 것 같다.)

홍대, 신촌등지에 위치해 있던 음악 감상실에서는 한 시간이 멀다하고

너바나의 비디오를 틀어댔고, 머지 않아 너바나 스타일의

다 헤진 구제 청바지와 스닉커즈가 유행했으며,

그것은 머지않아 내 온 몸을 휘감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시 Alternative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기위해 단 한 줄로 설명되있는

‘양자 택일’이란 뜻을 외웠으며, 기타를 배운 뒤엔

Smells Like Teen Spirit, Come As You Are, All Apologies를 연주해가며,

커트 코베인의 생각에 동화되고자 했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국내에서는 메탈리카, 본 조비, 건스 앤 로지스,

스키드 로우를 위시한 헤비 메탈이 더 인기가 많았다.

그러다가 94년 4월 5일 커트 코베인의 자살소식이 전해지면서

너바나가 국내에서도 급물살을 타게됐고,

지금까지도 새로운 추종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Nevermind, 91>

 

커트 코베인이 시체로 발견되기 전 그는 행방 불명이었다.

한 전기 수리공이 안전장치 점검을 위해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커트 코베인의 시신을 발견한다.

이 소식은 급히 타전됐고, 커트 코베인 추종자들은 깊은 슬픔에 못 이겨

모방 자살로 이어지기도 했다. 커트 코베인은 자살하기전

여러 매스컴과 인터뷰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사진 촬영시에도 권총을 들고 찍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생겨났다.

어느 롹 뮤지션은 커트 코베인을 죽이는 댓가로

5만달러를 제의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시신을 부검해본 결과

치사량에 가까운 헤로인에 중독되어있는 상태였는데,

법의학 전문이들은 그런 상태에서 엽총으로 자살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아직까지도 Kurt의 죽음이 타살인지에 대한 진위는

판가름나지 않은 상태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친척집을 방황하면서 지내야했던

커트 코베인은  사랑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피난처였고, 안식처였으며,

희망이자, 꿈이었던 것이다. 롹 스타를 동경했고,

언제나 그렇게 되고 싶어했던 것을 이룬 뒤에,

너무나 거대한 성공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기에,

약물에 손을 댔다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타고난 복통 때문이었다.

어떤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복통에 죽을 것처럼 고통 스러워했다.

그런 그에게 그 고통을 잊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편이 약물이었다고 한다.

커트는 50명이 넘는 의사들에게 진단을 받았고 약을 달고 살았지만,

복통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리고 소울 메이트 커트니 러브를 통해

잠시 평안을 찾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짧은 생을 살다갔지만, 그가 남겨놓은 순수했던 것들은

아직도 우리 귀에 생생하다. 70년대의 펑크의 불씨를 다시 지폈고,

90년대 음반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심어 넣었으며,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영감이 되어 주었다.

특정 사운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며

진정한 음악의 자유를 추구하면서

한 시대 젊은이들을 선동했던 너바나와 커트 코베인...

"기억해주기 바란다. 점차 희미하게 사라지기보다 한 순간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는 것을.." 그의 유서처럼 불꽃처럼

타올랐던 그의 모습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Nevermind 발표즈음..>

P.S: 요즘 음악들을 모니터 하다가도, 지겹다는 생각과

천편일륜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옛날 밴드들의 음악을 듣는다.

자주 손이 가는 팀들 중에 너바나도 한번씩 손이가게 된다..

최근 방송 준비로 인해서 그들의 곡들을 다시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쩜 시간이 십수년이 지났음에도 이처럼 에너제틱 할까"였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젊은 밴드들의 음악이 주는 가공된 에너지와는 달리..

그야말로 Raw한.. 날 것의 느낌.. 그대로였다..

이러니.. 아직도 너바나의 생명력은 오히려 더 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닐까...

커트 코베인..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된다.

사실 작년에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만든 Last Days란 영화가 나왔지만,

이 영화는 커트 코베인과 너바나의 이야기보다는

커트가 죽기전 3일간 행방불명됐었는데, 이때의 상황을 나름대로 추론한 작품이었다.

진정한 커트의 전기영화가 나온다니..

과연... 누가 커트 역을 맡을 것인가? 넘넘 기대..^^

글 :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