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런던에 위치한 자택에서 27살의 나이에 요절한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27살에 세상을 떠난 천재 뮤지션들의 비망록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팝계에서 천재라 불리는 아티스트들의 수명은 정녕 27살이란 말인가? 짧은 시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임펙트로 인해 전설이란 수식어가 붙어있는 9명의 천재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1983년 9월 14일 ~ 2011년 7월 23일)
영국의 어느 기자는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가리켜 이렇게 이야기했다. ‘매혹적이지만 위험천만한 가수로 그녀는 차세대 수퍼스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만의 특이하고 무분별하고 도발적인 스타성을 견뎌낼 수 있을까?“ 그렇다. 그녀는 처음부터가 치명적이면서 위험한 매력을 지닌 아티스트였다. 60년대 클래식 재즈, 블루스에 영향을 받아 2000년대 중반 온 세상을 빈티지 소울의 열풍을 일으키며, 더비, 팔로마 페이스 같은 비슷한 스타일의 가수들의 등장으로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데뷔작 Frank 이후 공개한 Back to Black으로 그래미 5개의 수상은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이면서도 위험한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KO승이었다. 하지만, 알콜과 약물과의 위험한 줄타기속에 이어진 온갖 기행은 다음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으며, 2011년 5월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다시 재활원에 입소하며, 또 다른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23일 런던 북부 캠던에 있는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고 말았다.

*크리스텐 파프(Kristen Pfaff, 1967년 5월 26일 ~ 1994년 6월 16일)
90년대 초반 얼터너티브 락의 광풍이 불어닦쳤을 무렵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미망인이었던 커트니 러브가 이끌었던 그룹 Hole의 베이시스트였다. Hole이 정점이 오르려는 순간 그녀는 헤로인 중독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크리스틴 파프가 참여했던 Hole의 Live Through This('94)는 90년대 얼터너티브 락의 명반이 되어, 커트니 러브에게 이전과 이후 다시없을 찬사를 받도록 만들기도 했다. 앨범이 발매되고 얼마뒤 크리스틴 파프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헤로인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커트 코베인과 크리스틴 파프의 죽음을 사이에 두고 공개된 Hole의 Live Through This는 이처럼 죽음과 강한 연관이 있는 앨범이다.

*커트 코베인(Kurt Cobain, 1967년 2월 20일 ~ 1994년 4월 5일)
수줍은 듯한 미소와 사납게 일그러진 퍼즈톤의 기타와 잔뜩 비꼬인 목소리로 분출하는 시적인 노랫말. 바로 너바나의 프론트 맨 커트 코베인이다. 팝계는 크게 3등분을 할 수 있다. 50년대 중반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 전과 후. 60년대 중반 비틀즈의 광풍 전과 후, 그리고 90년대 초반 너바나의 등장 전과 후다. 너바나의 Nevermind가 91년 발표됐을 때, 차트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를 때려눕히며 팝의 몰락(?)을 가져왔고, 거침없던 건스 앤 로지스에 카운터 펀치를 먹이며 액슬 로즈의 경력에 마침표를 찍어버린 상징적인 앨범이 됐다. 하지만, 커트 코베인 역시 고질적인 복통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도한 약물 복용과 감당하기 힘들정도의 성공과 언론의 관심에 따른 부담감등은 그를 1994년 4월 5일 27살의 나이에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의 죽음에 따른 루머는 아직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세상 모두가 알고 있듯이 커트 코베인 그는 분명 90년대 음악계 판도를 바꿨으며, 시대의 목소리로 당대의 청춘을 대표한 아이콘이었다.

*D. 분(D. Boon, 1958년 4월 1일 ~ 1985년 12월 23일)
D. 분(본명 데니스 데일 분)은 하드코어 펑크락 트리오 미니트멘(Minutemen)의 창단 멤버로 유명하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담무쌍하며 다이나믹한 4장의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보컬과 기타를 동시에 맡았던 D.분은 켈리포니아 항구도시 샌테드로 출신으로 노동계급의 영웅이었다. 펑크와 훵크, 재즈, 포크등을 혼합한 형태의 음악을 통해 논리적인 좌익사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D.분은 오랜 팬이었던 R.E.M과 투어를 진행하던 도중 1985년 12월 23일 자동차 사고로 27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짐 모리슨(Jim Morrison, 1943년 12월 8일 ~ 1971년 7월 3일)
60년대 후반 Acid Rock, Psychedelic Rock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위대한 밴드 Doors를 이끌었던 짐 모리슨. 환각제 LSD의 남용과 반전/평화를 부르짓던 히피들의 양면성이 문화집단을 형성하던 60년대 후반 등장한 Doors는 다가오는 70년대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품도록 만든 밴드였다. 그의 소리는 70년대 젊은이들의 노여움과 불만에 찬, 그러나 빛나는 젊음의 상징이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꽉끼는 바지를 입고 조용히 눈을 감고 속삭이듯 노래하다가는 갑자기 쌓였던 분노가 폭발하듯 무대를 휘몰아치는 격정적인 율동, 그러다가는 다시 실신상태에 빠진 듯 창백한 얼굴로 신음하는 그 모습이 방황하는 70년대 젊은이들의 초상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반항, 무질서, 혼란등 당시 사회에 많은 관심을 쏟았던 짐 모리슨은 일반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지나쳐 버리는 일들에서 시적인 소재 끌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60년대 후반 가장 강렬한 개성을 지닌 보컬리스트로 짐 모리슨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천재 시인 중 한명으로 찬사를 받는가 하면, 정신분열증 환자, 오만 덩어리, 동성애자등 갖가지 기이한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짐 모리슨은 파리에서 27살의 나이에 사망했다. 영국 공연을 마치고 잠시 들렀던 파리가 마음에 들어서, L.A Woman 녹음 때문에 잠시 미국에 들렀다가 즉시 파리로 돌아와 북 아프리카에 갔을 때의 체험담을 토대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운명이 닥쳤다. 짐 모리슨은 당시 측근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한껏 누릴 수 있는 파리에 영주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6월부터 건강이 악화되고 치료를 받았다. 그가 사망할 당시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고,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다시 일어서지 못한 것이다. 그 때가 7월 3일 토요일이었다. 당시 그의 매니저였던 윌리엄 시든즈는 불필요한 소란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몇몇 지인들과 친구들만을 부른뒤에 파리의 공동묘지에 있는 Poet's Corner라고 불리는 모퉁이에 짐 모리슨을 매장했다. 이때가 7월 7일이었다. 그 다음날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 당시 짐 모리슨의 사망에 대해 마약과다복용을 비롯한 수많은 사망설이 아직도 나돌고 있다.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 1943년 1월 19일 ~ 1970년 10월 4일)
텍사스 출신의 제니스 조플린은 락 역사상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로 꼽힌다. 1967년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을 활동하던 밴드인 Big Brother and the Holding Company에서 활약하며 제니스 조플린은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너무나 짦았던 음악인생 동안 제니스 조플린은 언제나 자기파괴의 낭떠러지 가장자리를 위태롭게 걸어가는 것 같았다. 68년부터 솔로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약물중독과 불행한 인간관계속에 놓여있었다. 물론 그런 점들이 불멸의 명반 Pearl('71)이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지만 말이다. 1970년 L.A에 있는 Landma가 Hotel에서 헤로인 과다복욕으로 27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 공개된 Pearl은 지금도 청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 앨범은 앨범차트 정상에 올르며, 그녀의 이름을 영원하게 만들었으며, 그로인해 1995년 그녀는 Rn'R 명예의 전당에 헌정될 수 있었다.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1942년 11월 27일 ~ 1970년 9월 18일)
오늘날의 기타 연주는 지미 헨드릭스의 등장 전/후로 나뉠 수 있을 정도로 기타연주를 예술적인 부분으로까지 격상시켰던 인물이 바로 지미 헨드릭스다. 일렉트릭 기타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지미 헨드릭스는 군 제대후 미국에서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자 블루스 음악을 비롯해서 락 음악 진화하던 60년대 후반 영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그룹 익스피어리언스(Experience)와 함께 영국 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발에서 연주한 미국 국가는 지금도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가장 강렬했던 순간으로 남아있다. 대부분의 천재 뮤지션이 그렇듯 지미 핸드릭스도 비극적인 인생을 살다갔다. 1970년 런던에 있는 여자친구의 아파트에서 약물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4년이란 짧은 시간을 활동하면서 당대의 기타리스트를 넘어 수퍼스타가 된 지미 헨드릭스는 지금도 끊임없이 수많은 그의 미공개 음원들이 공개되고 있는 중이다.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 1942년 2월 28일 ~ 1969년 7월 3일)
지구 최장수 락 밴드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롤링 스톤즈의 세컨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존스는 그룹 초기 실질적인 리더였다. 하지만, 믹 재거와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드의 카리스마에 점점 가리워지게 되고, 키스 리차드가 팀내 실질적인 송라이터가 되면서 자신의 역할을 잃어버리게 된 브라이언 존스는 1969년 Let It Breed 앨범 이후 그룹을 탈퇴한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3일 자택에 있는 풀장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된다. 그의 나이 당시 27살이었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살해된 것이라는 등, 약물에 의한 것이라는 등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루머가 끊이질 않는다.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 1911년 5월 8일 ~ 1938년 8월 16일)
블루스의 선구자인 로버트 존슨이 생전 활동하던 당시에는 판매고면이나 대중적인 인지도면에서는 저조한 아티스트였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특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블루스 뮤지션들에 의해서였다. 그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에릭 클랩튼 등으로 인해 로버트 존슨의 음악들을 재조명 될 수 있었고, 전설의 블루스 기타리스트로서 오늘날까지 추앙을 받고 있다. 그의 죽음 역시 오늘날까지 미스테리하게 남아있는데, 신경흥분제의 일종인 스트리크닌이 섞인 위스키를 마신 뒤 음독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정리: DJ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70114255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