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다..

제임스 브라운 할아버지..

지난 2월달 내한공연때 그 불같았던 모습..

새벽 4시가 다 되어가건만...

3시간째 제임스 브라운의 CD가 돌고 있다...

그의 내한공연을 봤다는 것..

살면서 그간 해온 정말 잘한일 가운데 하나임이 분명하다..

다음은 당시 한국 DJ 클럽에 기고했던 공연리뷰다..

다시 한번.. 제임스 브라운 할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섹시함으로 가득했던 무대, 이것이 Funk이다.

 

지난 2월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73)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제임스 브라운의 첫 내한공연이었던 이날 무대는 중장년 팬들을 비롯해,

최근 가요계에 불고 있는 R&B/Soul, Funk 인기에 힘입어,

정통 Funk의 세계에 탐닉하려는 신세대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공연 당일 날씨도 제임스 브라운의 뜨거운 열기를 알아챘는지,

어느새 이른 봄날처럼 포근한 가운데, 관중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비록 공연장을 가득 채우진 못했지만, 살아있는 전설이 선사하는 무대는

그 어느 무대보다 뜨거웠다. 제임스 브라운을 미스터 다이너마이트라고 부른다.

왜 그에게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제임스 브라운이 처음 활동하던 시절부터 함께 했다는

MC(Master Ceremony) 다니엘 레이가 무대에 올라,

10인조 백밴드와 섹시한 4인조 백코러스 Bittersweet를 소개한 뒤,

소울의 대부를 무대위로 불렀다. 빨간 의상을 입고, 웃을 때마다 빛나는 새하얀 치아,

늘 사진으로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눈앞에 진짜 제임스 브라운이 서있는 것이었다.

<내한공연시 모습>

 

대부께서 우리게 선사한 첫 곡은 Make It Funny!

10인조 악단이 연출하는 풍성한 그루브와 Bittersweet의 탄탄한 가창력을 뒤로한 채,

관중을 압도하는 제임스 브라운 특유의 쇳소리.. 탄성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요즘 국내 가요계에 아무리 흑인 음악이 자리를 잡아가고,

실력이 늘고 있다지만, 그동안 우리가 듣던 음악과는 질감 자체를 달리하는 것이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역동적이고, 섹시한 율동을 선보였던 무희들도 흥을 돋구웠는데,

이는 Funk의 본질인 Sexy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었다.

어떤 공연보다 제임스 브라운의 무대는 섹시했다. 그러나 선정적이지는 않았다.

이것이 바로 Funk이다. Funk는 바로 섹시한 음악, 사람을 흥분시키는 음악이다.

Funk의 어원은 흑인들이 성관계를 할 때 느끼는 기분을 묘사한데서 비롯되었다.

온몸으로 리듬을 타고, 리듬에 흥분 할 때의 느낌은 그것(?)을 할 때만큼이나

짜릿한 전율을 주는 것임을 Funk의 선구자를 통해서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내한공연시 풍경>

 

공연 내내 Seoul을 외치던 제임스 브라운은 백 밴드 기타리스트 데릴 브라운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소개했으며, 1968년에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음을 밝혔다.

Cold Sweat, It's A Man's Man's Man's World, I Got You(I Feel Good),

Living In America등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히트곡들을 불렀다.

이날 무대는 가수와 밴드가 노래를 연주하긴 보단 무대 자체를 즐기는 인상이었다.

백 밴드의 쉴새없는 즉흥연주는 흐름을 끊지 않았고, 아찔한 의상을 입고,

덤블링도 마다하지 않는 무희들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도 컸다.

Sex Machine을 끝으로 1시간 30분 가량의 공연을 앵콜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완벽한 Funky 쇼로 지금까지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최소한 필자에겐) 형태의 무대였다.

가요계에서도 유행하는 Funk 음악의 진수가 무엇인지, 제임스 브라운은 일깨워주고 갔다.

Funk는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동화되는 것이고, 몸으로 느끼고, 즐기는 음악이라고 말이다.

공연장에 있던 관객들(특히 외국인들)은 한시도 몸을 가만 두질 못했다.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와 음악이 불가항력적으로 그렇게 만들어버렸다. 어쩔 수 없었다.

 

"Soul Brother Number One," "Godfather of Soul,"

"Hardest Working Man in Show Business," "Mr. Dynamite"등의 수식어를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제임스 브라운의 역사적인 내한공연.

한 소절, 한 소절을 혼신을 다해 부르며, 땀에 젖은 그의 모습은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