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첫 내한공연이

2월 6일~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본 공연은 Nothing But Love World Tour의

첫 무대로 공연전부터 언론의 대단한 관심을 받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표정에는 월드 클래스 아티스트의 첫 무대에

기대로 가득찬 모습들이었다. 80년대 청소년기를 보냈을 중년부터

비욘세에 열광할 법한 십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날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디바의 귀한을 반겼다.

예정된 시간을 10여분 지나 무대가 시작됐다. 공연 초반부에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요하는

전성기 시절의 히트곡보단 편안한 90년대 후반 이후에 발표한 It's Not Right But It's Okay,

If I Told You That, My Love Is Your Love등으로 래퍼토리를 이어가며, 호흡을 조절했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과 함께했던 지난 시절의 그리움을

눈물과 음악으로 전하며, 친구를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중간에 의상을 교체한 뒤, Greatest Love Of All, All At Once등

지난 시절의 래퍼토리를 어쿠스틱 편곡으로 불렀으며,

I Wanna Dance With Somebody등 후반 몇몇 댄서블한 곡들에서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리드했다. 지난해 7년만의 새 앨범

I Look To You의 타이틀 곡을 부를 땐,

폭포수 같았던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깊은 목소리의 참맛을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I Will Always Love You를 열정적으로 소화하며, 수많은 팬들에게

휘트니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이곡을 부를 때는 자신의 첫 월드 투어 무대를 가득 메워준

관객들에게 깊은 감사의 표시를 했다. 필자 역시, 오랜 부침 끝에 다시금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그녀의 열정에 가슴 뭉클했다. 앵콜곡으로 알리시아 키스가 만들어준

A Million Dollar Bill을 선사하며, 대망의 첫 내한공연을 마쳤다.

하지만 월드 클래스 아티스트의 월드 투어 첫 무대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미 유투브를 비롯한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예전의 기량과 거리감이 있음을 확인한터였기에,

옛 시절 그 모습 그대로를 바랬던 아니었다.

수차례 밴드의 연주를 컨트롤 하면서,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었으며,

이로 인해 공연의 맥은 끊어지는 듯 했으며, 중간에 무대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갔을 때도

밴드 연주자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곡이라며 휘트니의 노래를 커버해 불렀으며,

심지어 Queen Of The Night가 연주될 때에도 휘트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무대는 코러스와 백댄서들이 주도하며, 곡이 끝날 때까지 휘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감의 결여인 것이었는지,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그 어느 공연에서도 무대의 주인공이 주변인으로 넘어갔던 경우는 없었다.

다른 아티스트의 경우 의상을 갈아입거나, 무대 위에 새롭게 세팅을 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관객들의 눈 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다이나믹하게 무대를 이어갔지만,

이번 휘트니 공연은 그 흐름이 너무나 자주 끊겼다.

이번 공연을 두고서, 팬들사이에선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최고의 디바로서 갖는 카리스마와 열정은 그대로였음을 확인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이

앞으로 이어질 월드 투어에서 좋은 기운이 되어주길 바란다.

전성기 시절의 폭발적인 가창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타이트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쉴새없이 관객들의 마음을

100% 휘어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