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결성 40주년을 맞이한 전설의 팝 그룹 시카고의 두 번째 내한공연이

2월 23일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열렸다. 40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펼쳐진

이날의 공연은 첫 내한보다 관객의 수는 적었을지 몰라도, 명성 그대로의 시카고였다.

히트곡 If You Leave Now에서의 브라스 파트처럼 포근했던 공연 당일 펜싱경기장 주변은

할머니부터 중년을 거쳐, 20대 초반의 젊은 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북적이고 있었다.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시카고 음악의 힘을 새삼 느끼며, 공연장에 들어섰다.

대형 스크린을 양 옆으로 단촐한 무대 연출이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9명의 멤버로 꽉 채워진 풍성한 연주만으로도 화려한 무대임을 느끼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까..

1969년 발표한 박력있는 데뷔싱글 Questions 67 And 68로 두 번째 내한공연이 시작됐다.

이어서 Dialogue (Part I & II), If You Leave Me Now등으로 계속해서 이어지며,

두 번째 공연에 함께해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시카고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피터 세트라와의 마지막 싱글 Along Comes A Woman으로

이어졌고, 70년대 그들의 명곡들 Does Anybody Really Know What Time Is It?,

Old Days등 브라스 락 밴드 시카고의 지난 시절을 재현해줬다.

오리지널 멤버로 결성초기부터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리 로크네인(트럼펫),

제임스 팬코(트롬본), 월터 패러자이더(우드윈드)는 프론트 맨 역할을 분담하며, 호흡했다.

주온같은 80년대 시카고의 베스트 넘버들이 연주된 중반 이후부터는

관객들의 싱어롱이 어우러지며, 분위가 고조됐다. 85년 피터 세트라가 그룹을 떠난 뒤

현재까지 그의 부재를 완벽하게 메꾸고 있는 제이슨 쉬프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됐다.

Hard Habit To Break, You're Inspiration, 그리고 Hard To Say I'm Sorry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고,

접속곡 Get Away가 연주될 때에는 공연장의 모든 관객이 일어서서

그 격정의 순간을 만끽했으며, 곧바로 이어진 Saturday In The Park까지의 흐름은

분명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앵콜로 Make Me Smile, 25 or 6 To 4등을 선사했다.

데뷔 싱글부터 시대를 공유했던 A급 히트곡까지 시카고의 40년 역사를 함께한 무대는

그렇게 마무리 됐다.

시카고에서 40년을 함께하고 있는 리더 로버트 램(키보드, 보컬)과 관악파트 멤버들,

여기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을 함께한 나머지 멤버들의 완벽한 무대는

정통 라이브 공연의 바이블이었으며, 흔한 LED 장비 하나 없이도,

폭죽 한발 쏘지 않고도 완벽한 호흡과 연주력만으로도 행복감 안겨준

시카고의 힘을 충분히 만끽했다.

말이 무색한 수퍼콘서트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수퍼콘서트였다.

 

*내한 멤버
로버트 램 (Robert Lamm, 1967-) 키보드, 보컬

리 로크네인 (Lee Loughnane, 1967-) 트럼펫

제임스 팬코 (James Pankow, 1967-) 트롬본

월터 패러자이더 (Walter Parazaider, 1967-) 우드윈드

제이슨 쉐프 (Jason Scheff, 1985-) 베이스, 보컬

트리스 임보든 (Tris Imboden, 1990-) 드럼

키스 하울랜드 (Keith Howland, 1995-) 기타

루 파디니 (Lou Pardini, 2009-) 키보드, 보컬

 

*Set List

Questions 67 and 68

Dialogue (Part I & II)

If You Leave Me Now

(I've Been) Searchin' So Long

Mongonucleosis

Along Comes a Woman

Does Anybody Really Know What Time It Is?

Call on Me

Alive Again

Old Days

Hard Habit to Break

You're the Inspiration

Beginnings

I’m a Man

Just You 'N' Me (Long solo)

Hard to Say I’m Sorry / Getaway

Saturday in the Park

Feelin' Stronger Everyday

Make Me Smile

Free

25 or 6 to 4

글/정리: DJ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70081293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