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앤터벌룸(Lady Antebellum)>

빌보드지의 수많은 차트 중 종합 차트로 불리는 Hot 100 차트를 보면, 최근 재밌는 현상들이 눈에 띈다. 바로 컨트리 음악의 약진이다. 2000년대 들어서 Hip-Hop에 정복당했던 빌보드 차트가 일렉트로니카부터 모던 포크등 트렌디 힙합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컨트리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상위권에서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현재 기록적인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타 장르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을 통해 컨트리 장르를 뛰어넘을 태세다. 여기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혼성 트리오 컨트리 그룹 레이디 앤터벌룸의 급성장도 컨트리 음악계에서는 기분좋은 성과라 할 수 있겠다.

70년대만해도 국내에서는 컨트리 음악이 인기 장르였다. 존 덴버를 중심으로 글렌 캠블, 린다 론스태트, 린 앤더슨, 앤 머레이등을 비롯 포코, 닥터 훅, 이글스 같은 컨트리 락 성향의 그룹들도 컨트리 인기에 일조했다. 하지만, 80년대 들어서 컨트리는 크게 위축됐다. 물론 케니 로저스, 돌리 파튼등이 80년대 초반까지 선방했으나. 디스코와 뉴웨이브의 범람속에 컨트리 음악은 그야말로 촌발날리는 음악의 대명사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그런 컨트리 음악계를 살린 아티스트가 바로 그 유명한 90년대 컨트리 제왕 가스 브룩스였다. 가스 브룩스는 컨트리 아티스트들도 천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와 대형 스타디움을 매꿀 정도의 관객동원능력, 그리고 유명 락 밴드 못지않은 화려한 스테이지 매너를 겸비한 최초의 아티스트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소재도 고리타분한 전원생활의 풍경이나 자연이 아닌, 일상의 소재를 이용하고, 불륜 같은 위험한 소재를 노래의 소스로 이용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부터 몇몇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게 되는 컨트리 스타들이 등장하는데, 그 유명한 샤니아 트웨인부터, 리앤 라임스, 팀 맥그로우 페이스 힐 부부, 그리고 북미 시장을 주름잡은 컨르리 듀오 브룩스 앤 던, 그리고 2000년 Amazed란 곡으로 1위에 오르며, 컨트리 그룹의 마지막 1위 기록을 보여한 론스타등으로 이어지며, 컨트리의 새 바람이 이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블랙 뮤직의 돌풍은 락 음악의 침몰을 야기시킬 정도로 강력했다. 그런 가운데, Hot 100 차트에서는 컨트리 음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유명 락 스타들이 컨트리 음악과의 조우를 이뤄가는데, 엉클 크랙커, 키드 락, 본 조비등이 컨트리 스타의 음악을 선사하며,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일궈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컨트리 음악은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져왔던게 사실이었다. 여기에 등장한 10대 컨트리 아티스트 테일러 스위프트의 등장은 씬 자체의 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이제는 컨트리 계의 U2가 되버린 딕시 칙스, 슈가랜드, 래스칼 플래츠등이 꾸준히 성과를 낸 바 있다. 여기에 10년만에 빌보드 Hot 100 차트 정상을 노리는 혼성 트리오 컨트리 그룹 레이디 앤터벌룸은 2집 Need You Now로 발매 첫주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 데뷔하는 등, 좋은 성과를 기록중에 있다.

팝/락적인 요소가 군데 군데 묻어나는 최근의 컨트리 아티스트는 순도 100% 올블랙 아티스트들의 트렌디한 감각보다 어쩌면 국내 취향에 더욱 부합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금 성과를 보이고 있는 컨트리 음악. 한 때 백인들의 전유물이며, 타 장르에 대해 배타적이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결과다.

글/정리: DJ 박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