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보드 차트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컨트리 음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컨트리 신성 테일러 스위프트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빌보드 정상 탈환을 노리는 혼성 트리오 컨트리 그룹 레이디 앤터벌룸을 비롯해서, 타 장르 아티스트들 역시 컨트리와의 크로스오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대표적인 헤비메탈 밴드 데프 레파드는 컨트리 수퍼스타 팀 맥그로우와 협연을 했는가 하면, 랩 메탈 아티스트 키드락은 컨트리 웨스턴이 접목된 Rock N'Roll Jesus를 공개, 성공을 거둔바 있다.

이런 컨트리 음악의 새 바람이 영화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영화 크레이지 하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왕년의 컨트리 스타가 재기에 성공하기까지를 영화에 담은 작품으로 우리에겐 생소한 장르인 컨트리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신인 감독 스콧 쿠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만년 아카데미 후보인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영화 크레이지 하트는 왕년의 컨트리 스타가 재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다. 아카데미에서 The Weary Kind로 최우수 주제가 상과 제프 브리지스가 만년 후보라는 꼬리표를 떼며, 남우 주연상을 수상, 상복까지 터졌다. 이 영화는 1987년 토마스 콥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서, 제프 브리지스가 연기한 배드 블레이크는 웨이런 제닝스, 머를 헤가드,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이미지를 조합시킨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원작소설 역시 컨트리 가수 행크 톰슨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쓰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영화는 존 트라볼타 주연의 카우보이 영화 ‘하프 카우보이(Half Cowboy)'와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에 미키 루크가 후보로 올랐던 ’레슬러(The Wrestler)의 분위기가 반반씩 섞여있다.

그리고 음악 영화 답게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영화의 사운드 트랙이다. 크레이지 하트의 사운드 트랙은 지난해 그래미를 재패한 앨범 로버트 플랜트의 Rising Sun을 프로듀싱한 전설의 프로듀서겸 싱어 송 라이터 티-본 버넷(T-Bone Burnett)이 참여했다. 그는 이미 2000년에 ‘오 형제여 어디로 가는가?’도 담당해서 오스카 트로피를 수상한바 있다. O.S.T는 16곡의 수록곡을 담고 있다. 제프 브리지스와 콜린 파렐(토미 스윗 역), 로버트 듀발(웨인 역)등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제프 브리지스는 크레이지 하트 출연을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이 워낙에 음악을 좋아했고, 전설의 음악 프로듀서 T-본 버넷을 우연히 만나, 제프 브리지스 본인이 출연하면 음악감독을 맡겠다는 말에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70년대 국내에서도 컨트리는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존 덴버를 비롯해서, 글렌 캠블, 쥬스 뉴튼, 에밀리우 해리스, 린다 론스태트, 이글스등등 컨트리 계열의 가수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당시 국내에서도 컨트리 장르는 음악 다방을 중심으로 사랑받았다.

80년대가 지나면서 점점 미국적인 장르가 되버린 컨트리 음악이 90년대 후반 이후 팝/락과 크로스오버가 이뤄지면서 국제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컨트리 음악 영화 크레이지 하트는 컨트리 음악에 생소한 젊은 음악팬들에게 좋은 소개서가 될 것 같다.

컨트리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2005년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이 호연을 펼친 영화 앙코르(Walk The Line)도 권한다. 전설의 컨트리 가수 자니 캐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컨트리 음악이 전성기를 누리던 6~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니 캐쉬의 환생이라 불렸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압권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