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프 벡 내한공연 리뷰,감동과 흥분(Emotion & Commotion)
신이라 불리는 남자,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세계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60년대 중반 야드버즈 시절부터 현재까지 40년이 넘는 시간을
락 기타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적인 존재, 제프벡.
그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이 3월 20일 올림픽 홀에서 열렸다.
이번 내한공연은 15번째 스튜디오 앨범 Emotion & Commotion의 발매일환으로 열리는
공연이었으며, 이 앨범은 내한공연을 기해서,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한달가량 앞서 발매됐다. 인터내셔널 발매는 4월 중순이다.
제프 벡의 공연이 있던 날, 올들어 최악의 황사가 기록된 날이었다.
한 줄기 햇살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온통 누런 먼지로 가득했다.
공연장의 풍경은 기타를 울러맨 긴 머리 락커들부터, 예비 기타지망생으로 보이는
젊은 음악도, 머리가 희끄희끗한 노장 팬들, 그리고 아이돌에게만 푹 빠져있을법한
십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신이라 불리던 사나이를 만나기 위해,
공연장 입구는 황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새통을 이뤘다.
매진사례를 기록한 공연은 그 자체로도 즐겁다.
제프 백 내한공연은 첫 공연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일찌감치 티켓 전쟁을 치뤘으며,
이날의 관객들은 다시 없을지 모르는 숨막히는 연주 하나하나까지 새겨들을 태세였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소박하면서도 흐트러짐 없이 정돈된 무대가 마치
제프 벡의 연주같다는 생각에 자리를 잡았다.
예정시간 7시를 10여분 가량 넘긴뒤, 제프 벡은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내한공연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이력 또한 화려했다.
먼저 70년대 Blow By Blow, Weird 앨범등을 통해 제프 벡의 황금시대를 견인했으며,
80년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 앨범의 프로듀서로도 유명한 나라다 마이클 윌던이
드럼을 맡았으며, 프린스,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리틀 리차드 같은
유명 아티스트와 작업했던 여성 베이시스트 론다 스미스, 그리고 2006년부터 함께 일했으며,
신보에도 참여한 영국 최고의 재즈 키보디스트 제이슨 레벨로가 참여했다.
90여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 제프 벡은 단 한곡의 완전한 보컬곡 없이
오로지 기타연주 하나 만으로 관객을 감동시키고, 흥분시켰다.
또한 관객들 역시 제프 벡의 집는 자판 하나하나에 온 마음과 신경을 집중했고,
때론 슬프고 유려하게, 때로는 격정적이고, 펑키하게 밸런스를 맞춰나갔다.
한음 한음 밀고 댕기는 제프 벡의 다양한 스케일과 연주는 그 자체가 목소리였고, 이야기였다.
새 앨범 가운데 Over The Rainbow, Hammerhead, Corpus Christi Carol,
Nessun Dorma등 주요 수록곡들을 전부 선사했으며, 두 번의 앵콜 무대 가운데,
마지막 곡이었던 절대 명곡 Cause We've Ended As A Lover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은 마무리 되었다. 이곡은 본래 예정되진 않았지만,
한국팬을 위해 특별히 마지막에 선사했다고 한다.
최악의 황사로 마음까지 온통 누런색이었던 이날, 제프 벡은 한 줄기 맑은 빛을 쏘아주며
더렵혀진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어줬다.
그의 새 앨범 타이틀 처럼, 이날의 무대는 감동과 흥분(Emotion & Commotion)이었다.
SET LIST
Eternity's Breath
Stratus
Led Boots
Corpus Christi
(bass solo)
Hammerhead
Mna Na Eireann
People Get Ready
Brush With The Blues
Bic Block
Never Alone
Over the Rainbow
Blast From The East
Angels (Footsteps)
How High The Moon (Tribute to Les Paul)
Rollin & Tumblin
Dirty Mind
Higher
Day In The Life
Nessun Dorma
- Encore1
High Speed Country
Freeway Jam
- Encore2
Cause We've ended as lovers
글:DJ 박현준 (http://blog.naver.com/rokaroll/700827095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