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4학년 6반입니다.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80년대 중,후반이었죠.

그야말로 날리던 디제이들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겐 놓쳐서는 안될 성장통이었을 정도였습니다.

그 중 전 특히 팝스다이알과 영팝스를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황인용씨가 진행하셨던 영팝스는 편안하면서도

옆집 아저씨 같았던 황인용씨의 구수한 입담이 어우러진 시간이었구요.

김광한씨가 진행하셨던 팝스다이알은 전문적이면서

유행에 발맞춰가는 당시로서는 우물과도 같았던 프로그램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전 김기덕씨가 진행하는 두시의 데이트는 좀 가벼운 느낌이어서 안들었어요.

김기덕씨한테 무슨 감정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 라디오를 끼고살던 저는 항상 두 프로그램을 귀신같이 녹음하고 들으면서

친구들한테 팝송에 대한 동향을 설명하면서 목에 힘주고 다녔죠.

그러다가 제가 망신을 당했습니다.

누구보다도 팝송에 대해서 자신있던 제가,

개포동에서 전학 온 친구한테, 티어스 포 피어스 들어봤냐는 거에요.

솔직하게 몰랐습니다. 티어스 포 피어스, 공포의 눈물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주 시끄러운 헤비메탈 음악인줄 알고,

그 노래의 기타리스트 연주가 어떠니 저쩌니, 사운드가 좀 더 셌으면 좋겠다는 둥..

아는 척 좀 했죠.. 그런데 왠걸...

그 친구가 피식 웃더니 그 다음날 공테잎에 녹음을 해다가 주는 거에요.

녹음해준 노랠 방과후 집에 와서 들으면서

얼굴이 불그락 발그락 해지는게 다음 날 고갤 들고 학교에 가질 못했습니다.

티어스 포 피어스는 노래 제목도 아니었고, 헤비메탈도 아닌

듀란 듀란 같은 팝송이었던 거에요...

하지만 그날 이후 영철이란 그 친구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오늘날까지 좋은 음악이 나오는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바로 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줬던 노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팝송이 된 바로 그 노래~

함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