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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추억이 추모하다
작성자 : 이종석(youngdoll)   등록일 : 2015-07-13 오전 10:17:48

어릴 적 햇살드는 고동색 마루 한 켠에 놓여있던 하이파이 컨퍼넌트를 기억 합니다. 아버지는 그 비싼 물건을 몇 번 틀어보지도 않으시면서 왜 사셨는지 도통 몰랐네요. 크리스마스 시즌 쯤 되면 보통 세트로 구입하는 강화유리장의 열쇠를 따고 빙 크로스비나 냇킹콜 캐롤과 함께 성탄트리에 꼬마전구 올리고 구색 맞춘다고 어머니는 핫케잌 가루 전부치듯 부쳐 미제코코아와 함께 내오며 서양명절을 서양식으로 지낸 어린 시절이 있었답니다.

 

머리가 커지고 두발은 스포츠가 될 즈음 컨퍼넌트가 쉽게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부모님이 없는 틈에 장식장 한 켠에 몇장 없는 LP를 떨리는 손으로 턴테이블에 올리고 찌직 바늘을 올리던 첫 경험을 아직 기억합니다. 아마도 앨범이 Casablanca와 Key Largo가 들어있던 버티 히긴스의 Just Another Day In Paradise 였을 거에요. 이 때 부터 팝송에 문외한이던 저는 친구들과 동네의 라라음악사 아현동 굴레방 다리 빽판골목 세운상가 음반도매상 돌아다니며  음반들을 조금씩 사모으며 월간 팝송 음악세계 등의 잡지도 읽게되죠.

 

그런데 학생이 돈이 별로 없고 "딴따라 될 거니?"하시는 부모님의 완고함에 그런 시절도 접게됩니다. 아직도 떡하니 마루 한 켠에는 하이파이 컨퍼넌트가 버젓이 있는데도 음악을 듣고 싶은 욕구는 기술시간에 조립했던 작은 IC 라디오의 극악한 사운드로 소소히 충족하게 되죠. 팝프로의 전성시대 80년대 였던 겁니다. 박원웅과 함께 김기덕의 두시의 데이트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황인용의 영팝스 이광한의 팝스다이얼등의 기라성 같은 팝프로들과 저의 학창시절을 함께 했답니다.

 

이후 여차저차 해서 마루의 컨퍼넌트가 제 방으로 들어오고 알바비 모아 LP나 대중화 되기 전의 CD을 구입하고 북클릿 읽고 가사집과 사전을 번갈아 보며 팝 지식이나 음악의 소양이 늘어간다도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이불 둘러쓰고 모노이어폰 귀에 꽂고 공부하는 척하며 듣던 FM 프로들에서 많은 것을 듣고 배우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 급속도로 발전한 IT산업에 의해 지식은 클릭 몇번으로 알 수 있는 시절이 되고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유튜브나 스트리밍 등으로 바로바로 원하는 곡들을 찾아 들을 수 있고 복사와 붙여넣기로 기사나 칼럼이 완성되는 시대를 살면서도 옛 시절 장식장 열쇠 따고 첫 LP를 올리던 때의 두려움과 FM을 들으며 엽서로 신청한 곡이 이제나 나올까 노심초사 더블데크 카세트 REC PLAY를 누르고 있던 손 끝의 떨림 우연한 기회로 콘솔을 잡고 전파를 타고 흐르던 DJ를 흉내내며 마이크를 올리던 희열 등이 떠오르고는 문득 컨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 대한 허망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흔히 요즘은 멘토가 없는 세상이라 합니다. 각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속도에 맞춰가려면 옛 기억은 빨리도 사라져 가지요. 내 자신의 현재에 대한 양분이 어디서 왔던가도 까먹게 되고 말이죠. 신문 기사에서 접한 한 노 DJ의 부고 기사를 보고 배나온 평범한 가장이 되어버린 나지만 청춘시절 내게 꿈과 동경을 심어주었던 많은 뮤지션과 그들을 소개한 시대의 명 DJ들이 떠오르며 그들이 지금 저에게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멘토라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영어 한 줄 못읽던 소년에게 팝송이란 다른 나라 음악을 소개시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잔잔한 발라드로 휴식을 주고 경쾌한 그루브로 힘든 시절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셔서…

 

삼가 고 김광한 DJ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소중한 멘토를 잃으신 DJ에게도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고인께서 하늘 나라 가셔서도 Rock n'.Roll 하실 겁니다. 영정의 소년 같은 미소로…  Rock n'.Roll !!!

 

신청곡 : 바브라 스트라이젠드 - The Way We W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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