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는 우리나라는 엄청난 문화적 격변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두서너 템포쯤 느리게 유입되던

서구 문화가 90년대 들어서

(정확히 얘기하면 88올림픽이후일 것이다.)

거의 동시에 유입됐다.

팝 앨범은 거의 동시에 라이센스화됐고,

헐리웃 흥행작은 해를 넘기지 않고 개봉됐으며,

포켓볼, 롹 카페, 커피숍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런 젊음이 있는 곳에 항상 빠지지 않았던

두장의 포스터가 있었는데,

바로 Nirvana와 영화 Singles의 포스터가 아닐까 싶다.

 

연인들의 낭만과 사랑이 모노톤으로 묘사되고 있는

Singles 포스터속의 젊은 남녀들의 모습은 묘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할 것은

포스터 속의 남자가 반바지 차림에 워커를 신고,

刀人 헤어스타일을 했다는 것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전형적인 빈티지, 그런지 복장이다.

그렇다!! 이영화는 로맨틱 영화임과 동시에

90년대 폭풍처럼 몰아쳤던

씨애틀 얼터너티브 롹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 Singles-

감독 :  카메론 크로우

출연 :  브리짓트 폰다, 캠벨 스코트, 카이라 세드윅,

쉘리아 켈리, 짐 트루, 빌 풀만, 맷 딜런

 

엔지니어인 스티브(Steve Dunne: 캠벨 스콧 분)는

직업대로 항상 질서있는 삶을 살아온 청년으로

어느날 그는 자신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다고 느끼게 된다.

친한 친구 베일리와 즐겨가는 롹 밴드 공연에서

린다(Linda Powell: 키라 세드위크 분)를

만나는 순간 그의 생활은 혼돈 속에 빠져들고 만다.

커피숍의 웨이트리스로 건축가가 되는 것이 꿈인 동시에

진실한 사랑을 찾는 것이 꿈인 린다,,

그녀의 애인, 클리프는 만인의 연인이라는 점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골격은

진정한 사랑을 찾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Singles O.S.T-

정확히 92년 여름 개봉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 싱글스는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고향 시애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가 개봉된 시기가 92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92년이 시작되면서 팝 음악계에는

90년대를 상징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얼터너티브 영웅 커트 코베인이 이끌던

너바나의 Nevermind앨범이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 앨범을

앨범 차트 정상에서 끌어내린것이다.

바야흐로 팝의 시대가 저물고 그런지 시대,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기타의 윙윙 퍼즈톤과 잔뜩 이펙트를 이용해서

기타 본연의 소리를 일그러트리는

디스토션 음을 즐겨사용하던

당시 시애틀 롹 음악이 큰 호응을 얻기에 이른것이다.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가든, 펄 잼등

대표적인 씨애틀 그룹들이 당시 오픈 마인드를 지닌

하드 롹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주류 음악계로 입성한다.

이런 당시 시대적, 문화적 배경속에서

카메론 크로우 감독은 주류 매스컴의 시선을 이용해서

씨애틀 음악씬을 소재로 삼은 영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카메론 크로우는 평소에 음악에 대한

조예가 남다른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 히피들의 세계를 관통하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는

음악팬들에겐 놓치지 않고 봐야할 작품이다.

 

<Soundgarden>

 

뿐만 아니라 싱글스는 90년대 영화 사운드트랙 가운데

최초의 성공을 거둔 앨범중 하나로 거론할 수 있다.

빌보드 앨범차트 6위 데뷔, 플래티넘 획득했다.

현재까지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당시로선

신선한 작업물들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싱글스 사운드트랙의 강점은 한가지에 정통하고

그것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짜집기된 컴필레이션 형식을 지닌

O.S.T가 아니라, 개성 있는 얼터너티브 롹 음악들로

꾸며진 하나의 앨범이다.

하나같이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지만,

그로인한 부자연스러움은 씨애틀 음악에 초점을 맞추는

O.S.T, 영화 성격을 벗어나지 않아 오히려 집중력있고,

응집력있는 모습으로 남을 수 있었다.

너바나의 부재가 아쉽긴 하지만,

당대 최고의 연주력과 송라이팅 능력을 선보였던

대부분의 그룹들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너바나와 함께 시애틀 씬을 이끌었던

사운드 가든은 Birth Ritual을 제공했고,

보컬리스트 크리스 코넬은 솔로로 어쿠스틱 발라드

Seasons를 수록했다.

시애틀 출신의 얼터너티브 롹 밴드 앨리스 인 체인스는

그들의 2집 Dirt중에서 Would를 오프닝 트랙으로 수록했다.

철저히 씨애틀 언더그라운드부터 시작한 머드허니와

너바나의 라이벌로까지 부각됐던 펄잼은

각각 두 곡씩을 수록했다. 

씨애틀 언더씬의 영웅 마크 레너건이 이끌었던

4인조 얼터너티브 롹 밴드 스크리밍 트리도

Nearly Lost You란 곡을 수록했으며,

시카고 출신으로 90년대 가장 성공한 밴드중 하나인

스매싱 펌킨스도 Drown이란 곡을 수록했다.

당시 이 두곡은 그들의 미발표 트랙들이었다.

그리고 미네아폴리스의 얼터너티브 신으로 불리는

폴 웨스터버그도 2곡을 수록했는데,

그 중 Dyslexic Heart란 곡이 모던 롹 차트 4위까지 기록했다.

 

<Paul Westerberg>

 

 

<Mother Love Bone>

 

펄 잼의 전신이었던 머더 러브 본의

Chloe Dancer/Crown of Thorns은

그들의 기량이 집약된 대곡이다.

씨애틀 토박이 지미 핸드릭스의 May This Be Love는

앨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 가운데 하나이고,

하트의 리더이자 시애틀에 연고를 두고 있는

앤, 낸시 윌슨 자매는 Lovemongers란 그룹에 참여해서,

레드 제플린의 The Battle Of Evermore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녹음했다.

그리고 지미 핸드릭스의 곡도 수록이 되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점은 싱글스 O.S.T는

지난 시절 씨애틀이 배출한 아티스트의 곡을 수록함으로서

당시 씨애틀 음악계가 가지고 있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해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당시 주류음악이긴 했지만,

비주류적인 요소가 가득했던,폴 웨스터버그의 곡들이나,

시카고 출신의 성공한 얼터너티브 롹 밴드(당시는 신인.)

스매싱 펌킨스의 곡을 수록한 점등은

얼터너티브 그런지 음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스타일이라는 점을 집고 넘어갈 수 있다.

 

싱글스는 90년대 초반 씨애틀 젊은이들의

오락 영화로만 치부할수만은 없다.

그 속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화 아이콘들이 녹아있으며,

씨애틀, 얼터너티브, 그런지 같은 단어들이

주류 문화계로 이입되는 순간과 과정을

깔끔하고 효과적으로 묶어놓은 음악영화인 것이다.

 

*Singles Original Sound Track

- Track List -

 

1. Would? - Alice In Chains
2. Breath - Pearl Jam
3. Seasons - Chris Cornell
4. Dyslexic Heart - Paul Westerberg
5. Battle Of Evermore - Lovemongers
6. Chloe Dancer / Crown Of Thorns - Mother Love Bone
7. Birth Ritual - Soundgarden
8. State Of Love And Trust - Pearl Jam
9. Overblown - Mudhoney
10. Waiting For Somebody - Paul Westerberg
11. May This Be Love - Jimi Hendrix
12. Nearly Lost You - Screaming Trees
13. Drown - Smashing Pumpk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