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아침부터 식사도 하시는 둥 마는 둥 그러다 영 입맛이

안 좋으신지 수저를 내려 놓고는 잠시 후 소화제를 드시는 어머니의 아침 정경.

"엄마, 오늘이에요?"

"응, 10시까지 가면 되는데 밤새 잠 한숨 못 잤네.."

50대 후반의 연세에 만학의 꿈을 이루시고는 학사모를 쓰신 어머니. 요즘 들어

어머니께서는 중학교에 청소년지도상담 강사로 강연하시느라 바쁘시죠? 물론

누구보다도 그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학사 학위를 따시고 밤낮으로 학업과 가사를

병행하시며 1년만에 따신 자격증이기에 어머니의 열정과 가치를 잘 압니다.

수업이라도 있는 날이면 전날부터 노트북에 대본을 쓰셨다 지우기를 여러 번,

그러다 문득 제게 기억이 나셨는지 아이들 수업에 필요한 그림이나 사진들을 어떻게

찾으며 또 프리젠테이션은 어떻게 편집하는지 하나하나 물으시곤 하시죠. 한 학급당

40여 분의 수업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자 몇 번씩 거울 앞에서 미리 옷을

입어 보시고는 말하는 연습을 하시죠.

그렇게 강연이 끝나면 항상 쌓인 피로와 긴장이 함께 겹치면서 몸살을 앓으시는 어머니의

건강이 염려되어

"엄마, 시간표 조정 좀 하면 안 돼요?"

라고 물을 때면

"아이들이 편한 시간에 해야지. 나 하나 편하자고 마음대로 하면 안 돼."

라며 손사레를 치시죠. 항상 몸은 고단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동그란 눈으로 어머니의

말씀에 귀기울이거나 질문을 할 때면 어린시절의 우리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당신의

서툰 강연을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우시다죠.

하지만 그 열정으로 예전보다 체력이 약해지신 것 같아요. 지난주에는 위염증세 재발로

다시 약을 드시는 모습에 건강식품을 선물로 드리며 파이팅을 외치지만 사실 마음이

좋진 않습니다.

오늘 저녁도 개인 상담할 아이들에 대한 내용들을 체크하며 어떻게 다가가서 좋은 방향을

제시할까 생각 또 생각하시는 어머니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 제게 말씀

하셨죠.

"엄마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좋아서 하는건데. 우리 나이에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운거야."

어제도 오늘도 스마트폰을 검지손가락으로 몇 번을 검색하시며 어떤 강의자료를 만들까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 우리 가족이 항상 응원하는거 아시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다만 건강은 항상 챙기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