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집에는 개미가 많았습니다.

빨갛고 작은 불개미 말이에요. 개미는 어딘가에 고요히 숨어있다가 무언가 달짝지근한 것, 무엇가 맛있는 것이 있으면 여지없이 나타났어요.

개미는 징그럽지도 않고 딱히 깨물거나 피를 빨아먹지도 않습니다. 병균을 옮긴다는 이야기도 못 들어봤어요. 그러나 성가셨습니다. 달콤한 것 외에도 빵, 밥, 반찬, 프라이팬의 기름기에 이르기까지 개미의 더듬이가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개미의 수가 늘어나면서 어머니의 잔소리도 늘어났습니다. 무심코 빵 조각을 뜯었다가 개미가 와르르 기어나오자 어머니는 질겁했습니다. 벌레 잡는 약을 들고 구석구석 발사해보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개미를 박멸할 수는 없었지요.

어느 날 아침, 나와 동생은 일어나자마자 배 고프다고 외쳤습니다. 어머니는 북어국을 끓였다면서 냄비 두껑을 열었습니다. 고소하고 맛있는 냄세에 입 안가득 군침이 돌았습니다.

"맛있겠지? 난 벌써 두 그릇이나먹었어."

어머니는 흐믓한 얼굴로 배를 두드렸습니다. 우리는 얼른 숟가락을 담갔지요. 숟가락 위에는 북어와 계란, 온갖 맛있는 것 외에도 개미가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 둘도 아니고 아주 가득했지요.

동생과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습니다.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겠지요.

세월이 흐르면서 어머니의 눈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돋보기안경을 쓰지 않으면 바느질을 할 수 없게 되었지요. 공과금 고지서도 잘 볼 수 없어요. 어머니의 몸 곳곳이 낡아가고 망가졌지만 눈은 진행속도가 훨씬 더 빨랐어요. 비린내를 풍기는 북어에 꼬여 있던 불개미들을 어머니는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국을 끓이고, 그것을 맛있게 드셨던 것이지요.

"맛있어? 맛있니?"

어머니가 묻기에 우리는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

"엄마가 해주는 건 뭐든 맛있어요."

적어도 그것은 진심이었습니다. 개미가 들어 있다 해도 마찬가지였지요.

나는 말없이 국에 밥을 말아 우적우적 먹었습니다. 동생 역시 아주 맛있게 먹어치웠지요. 우리는 혹시나 어머니가 남은 국을 드실까 싶어 냄비를 깡그리 비우느라 과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집을 나온 우리는 소화제를 사서 나누너 먹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로 가는 버스 안에서 조금 울었습니다.

아직까지 어머니는 당신이 개미로 국을 끓인 사연을 모릅니다. 다행이지요.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몹시 속상해했을테니까요.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니라 우리에게 험한 것을 먹였다고 말입니다.

퇴근길에 만난 동생은 내 손에 들린 것과 똑같은 개미약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부지런히 약을 뿌린 탓에 개미는 집에서 곧 사라졌지요. 개미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식구들 사이에서도 말없이 사라지게 하는 일들이 필요한지 모른다고...........

 집 안에서는 아주 자잘하고 소소한 일들이 매일같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날마다 부딪히지요. 나 자신같이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고, 나보다 더 아끼기 때문에 원망스러운 일들이 있습니다. 차마 남들에게는 말하지도 못하는 속상한 일이 분명히 존재하지요.

그럴 때는 덮어두세요. 일일이 캐물어 화내지 마세요. 잘잘못을 가리지 마세요. 가족은 또 다른 나입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나와 닮은 유일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나 자신에게 분노하는 것과 같습니다.

덮어두면 흘러갑니다. 식구들 중 누군가가 가슴이 아플 거라는 판단이 든다면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덮어두는 것이 많아지면 사랑은 깊어집니다.

헉헉헉...

참 올만에 장타 길게를 쳤드만 기분이 새롭네.

옛날 htt 참 많이 한거 다음으로 말입니다.

아시나요?  "htt  "

참 고운 애기를 읽었습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안그래도 남는 시간

여유롭게 장타쳤습니다.

한량없이 깊고 높은 어머니 사랑.....

잘합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