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이십여년도  훌쩍 넘긴,,, 초등학교 시절...

밝고 명랑한 제겐 여자친구 만큼이나 남자 친구들도 많았답니다..

아마 서글서글한 제 성격에 사춘기를 겪는 쪼맨한 초등생 남자놈들이

좋아하는 여자친구에 대한 고민이며 친구들과 싸운 얘기등 여러가지를 제게 떨어놓곤 했으니까요..그럼 저는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알긴 뭘 안다고,, 훈수를 두곤 했어요.그런 제게 어느날 우연히 느끼게된 감정 하나.. 누군가가 날 유심히 지켜본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이 별로 싫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제법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아 반장 노릇을 했던 그아이 , 지금 생각하면 성격도 좋았고,, 운동도 잘했던것 같아요.. 그리고 일찍 성숙해서 키도 저희 친구들중엔 제일 컸던 기억이 납니다.

흠이 있다면 가끔  연예인 김보성님 생각날정도로

건뜻하면 우정얘기를 하다 남녀간의 우정은 있네 없네의 깊은 토론을 하다 자주 다투곤했다는거 서로 약간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날때가 아쉽게도 중학교로 올라가야 할때였어요.

저는 뜻하지 않게 멀리 서울 유학?길에 올라 친구들과 자주 만날수가 없었어요.

그때 한창 편지쓰는게 유행일때라 우정이랍시고, 외롭게 떨어져있는 제게 친구들이 편지를

하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가 여러가지 규율이 심해서 외부에서 오는 편지도 일일이 검사해서 걸러주고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얼마나 엄했던지 사생들이 모두 함깨 먹을게 아니면 혼자는

간식도 먹을수 없었으니까요. 처음 녀석이 제게 편지를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보냈다는

편지가 도착을 하지 않는겁니다.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담임쌤 심의에 걸려

그 편지가 제손에 들어오지 않았던겁니다.. 그일을 알게 된후 녀석은 "김샛별"이란여자 이름의 가명을 써서 편지를 제게 보냈고, 다른 남자 친구들도 자기 여동생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왔어요...ㅋ 사실 아직까지 거기에 무슨내용이 적혀 있었을까 무지 궁금하긴해요

한참 지나 녀석은 그때 편지가 너에게 전해지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라고 하더라구요

아마 사춘기 중학생의 수줍은 고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후 발렌타인 데이에 편지봉투에 내용물도 없는 쵸콜릿 포장지만 여러장 고이 접어 보내오고

나중에 편지 보내는 수법이 늘어서 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친구들까지 시켜 편지안에 껌하나씩 몰래 보내오곤했답니다...그렇게 어린나이 일찍 고향을 떠나 있던 제게 외로움을 잊게 할만

큼 많은 신경을 써주었던 그 친구,, 근데 그땐 그냥 편지 받고 외박때 만나면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하는게 마냥 즐겁기만했거든요.. 그러던 여름방학 친구들과 바닷가로 캠프를 가게 되면서

그 아이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는 일이 생겼답니다. 친구들과 신나게 바닷물에 서로 빠뜨리면서 놀고 있는데 제게 조용히 와서는 " 야 ! 너 뭐하는거야.."하며 화를 내는게 아니겠어요

한창 재밌게 놀던 저는 갑작스런 녀석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지만 얼떨결에 녀석 손에 끌려

해변 밖으로 나왔답니다.. 나와서 생각하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 "왜 나한테 화를냈냐고,,"짜증을 냈는데... 녀석은 제게,, "여자아이가 물에서 놀면서 흰옷을 입고 들어가면 어떻하냐며 더크게 화를 내곤 사라져버렸답니다. 사실 저는 왜 그런말을 했는지 이해를 못하고 짜증이 나서 반나절을 다른친구들과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그아이 보란듯이 재밌게 지냈거든요.

한참 시간이 지나 다들 취침준비를 할때  친구들몰래 혼자 바닷가에 별을 보러 갔는데.. 조용히 제 옆으로 누군가가 와서 앉는겁니다. 다름아닌 낮에 제게 화를내고 반나절동안 서로 모른척 하고 지냈던 그녀석이었어요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는 나지막히 아깐 미안했다고 사과를 하는겁니다.

사실 혼자 별보며 분위기 잡고 있는데 내 시간을 방해하는게 조금 짜증이 났지만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선 이유를 알아야겠기에 왜그랬냐고 물었더니,, 글쎄,,, 어이없게도,,ㅋㅋ

바닷물에 젖어서 흰옷 사이로 속옷이 비치는 제 모습이 너무 신경쓰였다는거아니겠어요..헐~~

그녀석 얘기가 우습기도 하고,, 그 깜짝할 사이에 저도 모르는 미묘한 감정이 ,, 느껴졌답니다.

그런 추억을 뒤로 하고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저는 서울로 그녀석은 고향에 있었는데..

여름방학을 마치고 돌아간 며칠뒤 기숙사에 도착한 한통의 편지가 저를 얼마나 웃게 했는지..

그때 바닷가의 일이 여전히 녀석 기억에 남아 있었는지.. 자기랑 약속하나 하자며

다음부터 물놀이를 할땐 여자가 칠칠맞게 속옷보이면 안된다며 조심해라,, 하는 협박아닌 협박을 적어보냈더라구요..ㅋㅋ 그렇게 그녀석과 예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후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런 추억들 하나하나가 힘들때 나를 웃게하는

힘이 되는것 같아요.. 제 결혼식때, 첫아이 돌때 와서 축하해 주고,, 언젠가 친구녀석 결혼식에

서 우리 아이들을 만났는데. 우리 아들보고,,, 야 내가 니네 엄마 첫사랑이야... 하며 웃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후론 서로 사는게 바빠 볼수가 없었어요.. 친구들 사이에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성공했다고하고 세딸아이의 아빠로 또 엄청난 애처가로 행복하게 잘산다고 전해들었습니다. 풋풋해던 학창시절 평생을 떠올리며 웃을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 녀석에게

고맙구, 늘 남자친구들이랑 어울려 자전거 타고 말타기하고, 물고기잡으러 다니고,,사내아이처럼만 지냈던 제게

설레임과 수줍음,,, 그리고 뭔지 모를 기분좋은 감정을 알게해준 그녀석이 제겐 첫사랑이었던것 같아요,,, 같은 하늘아래사니까,,, 언젠간 또 만나겠죠... 그때까지 많이 웃으며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서로 잘돼서 옛추억을 떠올리며 유쾌한 수다를 떨고 싶네요.

고맙다.... 친구야 !! 니덕분에 타향에서 외롭고 힘들었을 사춘기 시절 잘 지낼수 있었던것 같아..모른척 했지만 알고 있었다, 네가 다른 친구들에게 나한테 편지 쓰라고 협박해서 마지못해

껌도 보내고 시도 적어 보낸 녀석들도 있다는거,,ㅋㅋ

잘지내라... 언젠가 만나면

이 누나가 소주 한잔 거하게 쏠게...싸랑한다.. 친구 

내 아련한 첫사랑의 주인공이 되주어서 고맙데..잊지 않고 예쁘게 기억할께..ㅋㅋ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