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용 아저씨. 저는 수무살 사회 초년생인 여대생이에요.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해서 제가 하는 얘기는 재미가 없으실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희 엄마 얘기를 해 볼까 해요.

 

저희 엄마가 저처럼 사회 초년생이셨을 때 입사한 회사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다 같이 야유회를 가게 되셨다고 해요.

소풍이란 건 어렸을 때나 나이가 들어서나 설레잖아요.

경직된 신입사원들 위주로 덜컹거리는 관광 버스 안에서 노래자랑이 벌어졌대요.   

그러다 저희 엄마 차례가 되었던 거에요.

무르익는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었는데 저희 엄마가 빠른 템포의 곡을 못 부르시거든요.

그래서 선택한 곡이 장미빛 스카프였대요.

그런데 때마침 저희 엄마가 장미빛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던 거에요.

마치 짜맞춘 것처럼 말이에요. 엄마는 남사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대요.

그날의 주인공은 저희 엄마였다고 하네요.

 

조금 이해할 수 없긴 하지만 

노래를 마치고 스카프 색처럼 붉게 물들었을 엄마의 얼굴과 수줍은 미소를 그려보면

왠지 어색하고 어딘지 저까지 쑥쓰러운 기분이에요.

부모님의 앨범을 몰래 들여다본 것마냥 낯설었어요.

펑퍼짐하고 뽀글머리인 저희 엄마, 억센 시장 아주머니들 사이에서도 목소리를 더 높이며

늘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저희 엄마한테도 장미빛 시절이 있었대요.

 

'나도 호시절이 있었으니 무시하지 마'라고 엄마가 얘기하시네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도 젊은 시절이 있었겠죠.

저도 시간이 지나야 제가 보내고 있는 시절의 가치를 알게 될 거 같아요.

제가 보는 모든 엄마들, 아주머니들은 지금도 예뻐요.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더 아름답습니다. 늘어가는 주름살은 그래서 더 아름다워요.

 

옛날 지금도 예쁜 저희 엄마를 사내에서 인기스타로 만들어준

노래 '장미빛 스카프'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