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가는 도서관 매점에는 70대 중반의 할머니 혼자서 식당 아줌마들 관리와 매점 계산을 맡아 하십니다.

행동은 약간 느리지만, 10원도 계산을 틀리게 한 적이 없으신 할머니는 약간은 뚱한 표정으로 꼿꼿하게 계십니다.

할머니가 혼자 멀뚱이 앉아 계시는 게 안쓰러워 보여 먹을 것을 나눠드릴 때가 있습니다.

평소 무뚝뚝한 할머니 얼굴에 쓰윽하고 나타나는 미소를 보는 것이 꽤 재밌거든요.

지난번 집에서 가져온 단팥빵 좀 드시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저에게 말을 시키시더군요.

 

“그래 아줌마는 무슨 공부하는 거야?”

“저는 그냥 책 읽으러 도서관에 와요.”

“내 친구들은 아직도 춤추러 다니고 영감 사귀고 해. 부모님은 건강하신가? 부모님 연세는 어떻게 되셔?”

“나이가 있으니까, 여기 저기 아프시죠. 연세는 할머니 만큼 되셨어요. 70대 중반 이세요.”

“그래, 뭐 하셔?”

“네? 그냥 집에 계세요.”

 

70대 중반의 나이에 특별한 분 아니고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할머니는 아직도 자신이 일하시고 돈 버시는 게 자랑스러운 겁니다.

사실 대단하신 것 맞지요.

 

할머니는 그후로도 한 달에 한번은 부모님 뭐하시냐고 물어보십니다.

부모님께 지금껏 없던 일이 생기겠습니까?

약간 곤혹스럽기도 하지만, 부모님은 집에 그냥 계신다는 성의 있는 답변을 드립니다.

파마를 새로 하고 오시거나 화사한 옷을 입고 온 날에 칭찬을 해드리면, 할머니는 좋아하십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면 저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매점을 지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