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의 어둠, 기온차가 만든 안개, 멀리서 들려오는 분간 못할 소리들,

어두운 집안을 밝히는 텔레비전의 불빛, 지독한 비린내 같은 것을 잘 새겨두었다.

일생에 걸쳐 단 하나의 시점을 택해야 한다면 이 자리, 이 시각을 선택할 것이다.

아무리 먼 곳으로 가더라도, 많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윤세오는 언제든 이 밤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 안개, 이 냄새, 어둠 같은 불안, 차갑고 단단한 가위나 작은 쇠붙이에게로.

                                                           - 편혜영 장편소설 "선의 법칙" 중에서.

아직 함께 한 시간이 1년도 안 된 것 같은데 이렇게 작별을 하게 되는군요.

작년 가을 무렵, 단풍이 가져다 준 선물처럼 뮤직라운지를 만났고

올해 여름, 모두의 마음을 애태웠던 마른 장마와 함께 떠나게 된 뮤직라운지...

같은 시간, 같은 주파수를 통해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기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밤 10시가 되면 뮤직라운지의 시그널 음악과 립디의 조곤조곤한 오프닝 멘트가

환청처럼 들릴 것 같아요. 뮤직라운지가 소개해준 많은 음악들, 장소들, 영화들, 책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듣게 되거나, 가게 되거나, 보게 되는 그 순간,

불현듯 "찰칵!" 하고 뮤직라운지가 떠오른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신청곡*

브로콜리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