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내과
                                                 이병률

  이 말이 그 말로 들릴 때 있지요 그 말도 이 말로 들리지요

  그게 마음이지요 왜 아니겠어요 몸피는 하나인데 결이 여럿인 것처럼

  이 사람을 귀신이라 믿어 세월을 이겨야 할 때도 있는 거지요

  사람 참 마음대로지요 사람 맘 참 쉽지요 궤짝 속 없어지지 않는 비린내여서

  가늠이 불가하지요 두 개의 달걀을 섞어놓고 이게 내 마음이요 저것이 내 맘이요

  두 세계가 구르며 다투는 형국이지요 길이가 맞지 않는 두 개의 자(仔)이기도,

  새벽 두 시와 네 시 사이이기도 하지요 써먹을 데 없어 심연에도 못 데리고 가지요

  가두고 단속해봤자 팽팽히 와글대는 흉부의 소란들이어서

  마음은 그 무엇하고도 무촌(無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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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살 같은 새싹들 돋아나라고 하늘에서 촉촉히 봄비가 내렸습니다.

연고 같은 봄비가 푸석푸석한 맨땅도 적셔주고 싱숭생숭한 마음도 씻어주었습니다.

처음 마음가짐은 이러했는데 나중에는 그 마음이 흐지부지 옅어질 수도 있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어느 노래 가사 같네요) 하루에도 수십번

하늘과 땅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사람 마음이겠지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낙담을 하기엔 내 마음만큼이나

지독한 멀미를 앓고 있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떠올라 그 또한 쉽지 않네요.

모든 일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려있다지만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함정 아닌 함정 같습니다.

내 마음이 오롯이 내 마음이고 모두의 마음이 똑같이 한마음이라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에서 그럴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한 가지 방편을 제시해 봅니다.

"마음에 환풍기 달기"

복잡한 감정들과 과잉된 기대감으로 숨막힐 듯 부풀어 올라 곧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에

시원한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숨구멍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음에 구멍을 뚫으라는 얘기는 아니구요. 마음도 쉴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어느 것에 치열하게 몰두할 것만이 아니라 때로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것을 관조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늘 용암처럼 뜨거운 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모두의 마음이 같지 않음에 고단하고 답답한 순간이 8할을 차지하지만

모두의 마음이 저마다의 색깔로 알록달록 빛나는 것을 느낄 때의 흐뭇함, 그 2할이 있기에

오늘도 내일을 기대하며 (12시 지났으니까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군요 ㅎㅎ) 

꿈나라로 빠져듭니다!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마음 쉼터 뮤직라운지가 마음 싸움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신청곡*

브로콜리너마저 - 마음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