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감정에 도취한 일시적인 이성의 마비현상과도 같은 것이었다.

상대의 손을 잡고 있어도 실체화할 수 없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짐이 사랑이었다.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만으로도 자체발화해서 가슴속 불덩이만 커지는 게 사랑이었다.

끝없는 갈증에 시달리는 열병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때 사랑의 기술을 습득하고 있었다면 성숙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을까.

에리히 프롬이 말한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라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
라는 표현으로 도달점 없는 사랑이란 경주를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