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제이님^^ 저는 앱게시판의 고양이입니다.

오늘은 올해 김장을 하며 느낀 아버지에 대한 소회를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해병대출신 무뚝뚝한 아빠께서 올해는 적극적으로 김장에 동참을 해주셨는데

김장을 버무리기 전에 김장양념과 돼지고기 수육을 간식으로 먹으며 마신 막걸리에 엄마,아빠,저,남편 모두 취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엄마와 저는 취권으로 김장을 다 버무렸는데요..

버무리면서도 장인과 사위의 대화는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구요.ㅎㅎㅎ

아버지왈

"요새 말여~~ 담배를 사재기하는 정신나간 놈들이 있다는데 말여~~ 난 옛날에 끊었어~

신탄진 피던 놈이 새마을이나 꽁초를 주워서 펴야는데 자세안나와서 끊었어~~ 돈없으면 끊어야지..정신나간 것들이여~~~'

이게 뭔말? 신탄진, 새마을, 꽁초? 한 40년전의 이야기를 하시는거구나.

대추나무에 연걸리듯 빚만 주렁주렁 걸렸던 우리집...그리고 올망졸망 3남매 키우시느라

담배값 오른김에 그 어렵다는 금연하시고 반평생 사셨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요즘  무뚝뚝한 아빠께서 약주드시면 저에게 전화를 하십니다.

"많이 힘들지?" 그 말씀이 저에겐 "아빠 많이 외롭고 힘들다"로 되돌아오는 이유는 뭘까요..

20대 처녀시절 학교도 안다닌다 땡깡피고 노동운동하며 해고노동자로 지낸 세월도 한말씀 안하시고 저를 믿고 지켜봐주시던 아빠이신데 요즘 많이 약해지셨다라고 느꼈어요.

그러면서도 아빠마음을 한번도 안아드리지 못하는 바보같은 딸이라는 생각이 짧은 순간 들었습니다.

디제이님...왜 이런 깨달음은 40년을 살아야 오는걸까요?

전 앞으로 김장을 몇번을 더해야 인간이 되는걸까요?

더 많은 깨달음을 위해 내년에도 후년에도 김장은 계속될꺼예요..

"아빠 사랑합니다."

디제이님..아직 정신 못차린 고양이가 별로 의미없는 신청곡 해도 될까요?

우리아빠는 "비내리는 고모령"을 젤로 좋아하시지만

(이작가님께서 추억의 가요로 틀어주시면 사양하지 않을께요^^)

저는 앱게시판의 앱녀님들과 같이 듣고 싶습니다.ㅋㅋㅋㅋ

건스 앤 로즈스의 'Knockin' On Heaven's Door' 틀어주세요.

그리고요~ 혹시 민중가요도 틀어주시나요?

천지인이 부른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때"라는 락버전 민중가요 듣고싶네요..

아무래도 안되겠죠?

저의 가족같은 희락에 오늘은 반성문 길게 쓰고 갑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