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어느 일요일...
아침부터 학교 도서관에 나와 공부를 하다보니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하더군요
저희 학교 주변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밖에 없었고 밥을 먹기위해선 20분정도 걸어가야 시장이 나오는 곳이에요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돈도 부족하고 시간도 아까워 친구들과 매점에 가서 빵이라도 사먹자고 했습니다
일요일이라 식당은 운영하지 않았고 매점만 문을 열었는데 주문받은 케익을 만들고 계셨던 매점 아저씨는
저희를 보시더니 "라면 끓여줄까" 하시는 거였어요
저희는 약속도 안했는데도
"네~~~"
중국집 식당에서 보는 큰 궁중팬에 물을 끓이고 각종 야채를 넣고 인원만큼의 라면에 계란까지 넣고 끓여주시는데 저희는 다 완성되기 전부터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죠
맛이요? 두말하면 잔소리... 돌도 씹어먹을 나이에다 배에선 밥 달라고 요동치고 있었고.... 거기에 집에선 상상할 수 없는 센불에 보글보글 끓여진 라면 맛이란..... 상상만 하시길~~^^
30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라면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가장 맛있게 먹었던 그 라면.......
라면은 아주 가끔 먹어야 하는 거 아시죠?^0^
그 86년 고1때 식당 옆 농구장 스탠드에서 친구들과 함께 불렀던노래가 생각납니다
신청곡: 유심초 - 사랑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