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참 이쁜 모습을 봤어요.

요즘엔 놀이터에서 애들 노는 거 보는 게 참 힘들잖아요,

버스정류장에서 저희 집을 가려면,

항상 놀이터 앞을 지나가야 하는데요,

늘 횡하던 놀이터에 한 꼬마아이가 혼자서 놀고 있는 거에요.

혼자서 흙장난도 하고,

그네도 타고, 미끄럼틀도 타고 말이죠.

옛날 생각도 나고,

행여 그 아이가 혼자 다치진 않을까 싶은 마음에,

놀이터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그 아이가 노는 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까 이상한 점이 있더라고요.

그 아이는 계속 조금 놀다가, 하늘을 쳐다보고,

또 조금 놀다가 하늘을 쳐다보곤 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그 아이 시선을 따라 올려다 보게 됐는데,

글쎄!

그 아이가 올려다 본 곳엔,

그리 높지 않은 층의 베란다에서

아이의 엄마는 계속해서 아이가 쳐다보면,

웃으며 손 흔들어 주고 계시더라고요.

베란다에서 뭔가 하시고 계시는 것 같았지만,

제가 보기엔 거의 아이에게 시선고정!

그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도,

그리고 엄마를 믿고 혼자서도 씩씩하게 노는 아이도.

참 보기드문 따뜻한 광경이었습니다.

전 누군가를 지켜주는 것도, 누군가를 믿어보는 것도 언제였는지

참 까마득한 기억인데 말이죠.

얼른 시집가야겠습니다.

신청곡은 몽니의 망설이지마요 신청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