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누나 한 명이 있는데요,

키는 좀 작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고.

뭐 생긴 것도 그만하면 봐 줄만 하고.

무엇보다 남자들이 일등신붓감으로 꼽는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신데요.

스물 아홉 살이 되도록,

지금껏 우리 집안엔 알려진 스캔들 하나 없는 사람이에요, 우리 누난.

즉, 모태솔로라는 거죠.

 

항상 부모님이 "너는 왜 남자친구를 안사귀니?" 물으면,

저를 가리키며,

"쟤같은 놈 만날까봐~"라며

얘기를 하곤 했는데요,

그러던 누나의 방에서,

전 엄청난 걸 발견했습니다.

아마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들은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그 속엔,

바로 전 남자친구와의 각종 사진들과

주고 받았던 선물들,

그리고 족히 5개는 넘어 보이는 각각 다른 모양의 반지들이

들어있었습니다.

대체 이 누난 뭘까요?

이 많은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가 있었을까요?

 

너무 엄청난 비밀이라,

저는 아직 가족들에게 입도 뻥끗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부모님의 결혼 성화에 태연히 저를 가리키며,

"야, 내가 몇 번을 말해! 쟤같은 놈 만날까봐, 남자 못만나!"

라고 말하는 저희 누나.

형, 저 무섭습니다.

이 비밀을 폭로해야 할까요? 말까요?

신청곡은 <나원주의 다른 사람일 겁니다> 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