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아빠와 함꼐 등산에 다녀왔어요.

초등학교 땐, 아빠랑 주말이면 항상 등산을 다녔었는데,

벌써 15년도 더 된 일이라 그런지,

제 몸은 세월이 흐른 티를 무지하게 내더라구요.

초입부부터 이미 전 산의 중반쯤 오른 것처럼,

숨은 거칠어져 있었구요.

다른 사람은 너무 멀쩡한 얼굴로 산을 오르는데,

저 혼자 얼굴은 뻘개지고,

"헉헉"멧돼지 숨소리를 내고 말이죠,

땀은 또 얼마나 가던지.

제발 바람 좀 불어주면 좋으련만, 바람 한 점 안부는

날씨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더라고요.

진짜 중반쯤 가서는 정말 토 나올 정도로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

좁은 길인지라, 뒷사람을 위해서 쉴 수도 없고,

거의 기어가다시피 올라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참, 사람이란 얄팍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등산따위 다시 오나보라고, 같이 가는 걸 제안했던

아빠마저 미워지려했는데,

정상에 올라 바람은 맞는 순간!

이 모든 감정들이 다 날아가 버리더라고요.

성취감도 성취감이지만,

항상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살았던 전데,

끝이 보이지도 않는,

넓은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니,

뭔가 제 머리를 톡 깨고 지나간 것처럼,

머릿속으로 시원하고, 신선한 바람이 스쳐지나가더라고요.

"바람을 쏘이다."라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봐요.

저는 이번 주에도 아빠와 등산을 갑니다!

달려라디오 가족들에게도 추천할게요.

Lauren Wood의 Fallen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