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돈 벌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올해 초에 입사한 이제 9개월 차인 햇병아리 회사원입니다.

저희 회사는 작은 디자인회사여서 애초에 신입을 많이 뽑질 않았어요.

그래서 원래는 저 외에 한명이 더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그만둬서,

이 회사의 막내라곤 저 하나 뿐이지요.

선배들은 여럿인데, 막내는 저 하나 뿐이지요.

선배들은 여럿인데, 막내는 저 하나뿐이니, 선배들이 한가지씩만 시켜도 저는 일이 산더미 같거든요. 그런데 그거 하랴, 손님 오시면 자동 커피머신되랴, 간식사물함 채워놓으랴, 회사 분위기 다운되면, 자동으로 나가서 분위기 띄워야 되지,

정말이지 집에 오면 그대로 넉다운입니다.

저희 회사는 또 야근이 굉장히 잦은데요, 하루는 대리님이 홍대 근처에서 파는 떡뽁이가 먹고 싶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저희 회사는 강남역, 저는 자정이 다 되어가는 그 시각, 홍대까지 다녀와야 했습니다.

원래 막내 때는 다 그런 거라지만 점점 내려오는 다크써클과 누래져 가는 제 얼굴은 어찌하면 좋을까요.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9개월이나 됐지만 제일 적응 안되는 건,

분위기 엄할 때, 분위기 좀 띄워보라고 할 때!

저는 스물 여섯, 이 나이에 각종 가요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춤 연슴까지 해 간답니다.

하, 저는 오늘도 내일을 위해 춤 연습을 합니다.

이제 노래부르고 춤추는 건, 보는 사람도 식상할 것 같기도 한데,

오빠의 개인기 좀 전수해 주세요.

이승철의 오늘도 난 신청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