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철씨 환갑이 넘은 나이에 요리학원 수강증을 끊고 왔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아내가 해 준 밥만 먹어왔지 생각해 보니, 부엌에 컵 가지러 갈 떄 빼곤 들어간 적이 없더라고요. 그런 제가 요리를 배우려는 이유는 인생의 무료함 때문도 아니고, 새로운 취미를 갖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제 밥을 해 주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서 제 손으로 따뜻하고 맛있는 밥 한끼 차려주고 싶어섭니다. 사실 지난 명절 여자들끼리 모여서 하는 푸념들을 듣게됐거든요. 다들 자기는 다시 태어나면 결혼 같은 거 절대 안할 거라고 그 이유가 음식하고 설거지, 각종 뒤치다꺼리를 하기 싫어서라는 말에 저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항상 아내가 요리하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는데, 생각해 보니 꼭 누가 그렇게 하라고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평생 밥하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내가 밥을 해주겠다는 마음에 요리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다음주부터 가야하는데 조금 떨립니다. 얼마 전 무심코 라디오에서 이 곡이 나오는데, 좋더라고요. 달려라디오 가족분들과도 함께 듣고 싶네요. 김연우의 이미 넌 고마운 사람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