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자꾸 제 남편에게

서운한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어요.

같이 장을 보러 집 앞에 있는 작은 마트에 들렀습니다.

반찬거리도 사고, 우유도 사고,

살 건 다 샀는데 또 뭐 더 살 건 없나?

남편이랑 할 일 없이 그 작은 마트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연애할 때 남편이랑 자주 먹던 음료수가 있는 거예요.

맥*이라고 해서, 지금은 안나오는 보리텐과 비슷한 맛의

보리탄산음료수, 저와 동시대 사람이신 40대 분들은 잘 아실 거예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그 음료수를 보니,

옛 생각이 나서 이렇게 말했죠.

저거 기억나냐구, 우리 진짜 많이 먹었었는데.

보리텐이랑 맛 평가두 하고.

야외에서 저거 먹을 땐 항상 꿀벌이 날라와서 당신이 막 쫓아주고 했던 음료수라고.

저거 오랜만에 사가지고 가자고 했는데요,

우리 남편은 우리가 애들이냐며,

그냥 가자는데...

그게 그렇게 속상하더라고요.

왠지 그 추억은 저 혼자만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습니다.

연애할 땐, 그저 저와 함께 하는 거면

싱글벙글 좋아라했던 사람인데, 익숙해져 간다는 게 그런 거라지만,

행여 이젠 무관심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남편에게 더 의지하게 되고, 좋아지는데,

저 혼자만 그런 것 같아 속상합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