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들보다 좀 시간이 여유로운 직업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직장인들은 부러워하는,

한낮에 밖애 돌아다니기가 가능한 여자랍니다.

하지만, 그 특권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

집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터라, 보통 화장할 일도 많지 않고,

옷은 늘 추리닝바람애, 머리도 부스스한 상태라

웬만하면 동네도 잘 안돌아다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볼일이 있어, 모처럼 밖을 나갔어요.

추리닝 바지는 그래도 청바지로 갈아입어주고,

부스스한 머리는 후드모자로 가려주고,

화장기 없는 얼굴은 뿔테안경으로 커버해주었습니다.

은행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겁니다.

생각해 보니, 집에 마땅한 반찬도 없고,

간만에 떡볶이나 먹어볼까? 하고 상가지하에 떡볶이 집에 들렀어요.

떡볶이 1인분, 튀김 1인분을 시켰는데,

방금 떡을 다시 집어넣으셨는지, 허여멀건 떡을 보니,

나오기까지 꽤 시간이 오래 걸리겠더라고요.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그 앞에 서서 닭꼬치를 먹었습니다.

냠냠 먹고 있는데, 초등학생 두명이 와서 메뉴에도 없는 순대꼬치를 시키더라고요.

찐 순대를 길게 잘라 꼬치에 끼우고,

그 위에 슥슥 칼집을 세 번 정도 내서

그 위에 양념을 싹~ 발라주는데, 그것 참 맛나겠더라고요.

그래서 좀 봤습니다.

맛있어 보였거든요. 그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 그런 제 모습을 눈여겨 보셨나봐요.

주문한 음식이 다 포장되고, 계산을 하고 가려는데,

아주머니 왈,

"아가씨, 이거 가지고 가. 요즘 많이 힘들지?

취업난이 보통이 아니네. 이거 먹고, 힘내요!"하면서

그 순대 꼬치를 싸주시더라고요.

저... 아무 말 없이,

아주머니께서 주신 순대꼬치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만을 간직한 채로요.

그 순대꼬치는 예상대로 참 맛있었습니다.

아직 세상은 참 따뜻하구나 싶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청춘!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