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얼마 전 친구의 결혼식에서 생전 처음으로 축가라는 걸 불러봤어요.

처음 축가를 부탁받았을 때, 조금 당황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 저는 흔쾌히 알겠다고 했습니다.

20년도 훌쩍 넘는 우정을 노래로 보여주겠다며,

열심히 연습해 간 축가는

<김종국의 사랑스러워>였습니다.

축가라고 진지할 필욘 없잖아요.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고자, 야심차게 준비한 축가였죠.

 

결혼식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앞에 나갔고,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노래를 부르는데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그냥 친구부부가 너무 이뻐보여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왜 정말 아름다운 거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하잖아요.

아마도 그랬던 것 같아요.

 

울컥하는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지만!

급기야, 제 눈에선 눈물이 흘려내렸습니다.

정말! 진짜! 지금 생각해도 등에 땀이 쭉!

제 스스로도 엄청 당황스럽더라고요.

하지만, 거기서 그만두고 내려가면 더 이상해 보이니까

그냥 계속 노래를 불렀습니다.

근데! 그것도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울면서 사랑스러워를 부르는 남자의 친구!

사람들이 웅성대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도, 신부도 당황하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은 너 혼자서만, 결혼식 에피소드 만들어 줬다고,

너 땜에 안주거리 하나 더 생겼다고 하지만!

안주거리로만 삼기엔 그날, 그 일! 저의 눈물이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아직 장가간 친구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비디오, 당연히 아직 못 봤습니다.

하지만 분명! 언젠간 그 비디오를 보게 될 텐데,

형, 저는 정말 두렵습니다.

이 사태, 저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형, 말 좀 해주세요.

신청곡은 슈프림팀의 말 좀 해줘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