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자녀들이 성인이 되고 나면,

엄마들은 외롭다고들 하잖아요.

애지중지 본인이 키워놨는데,

매일 바깥에만 나가서 논다고 자녀들에게 섭섭해 하시잖아요.

그래서 애들이 집에 들어오면, 엄마들이 방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이런 저런 얘기하고, 그러면 애들은 엄마가 꼬치꼬치 물으니까 또 귀찮아하고

이런 게 보통 집안의 모습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 집은 완전히, 완전히!! 반대입니다.

우리 집에서 제일 바쁜 사람은 바로 엄마,

집안 일은 물론, 각종 모임과 취미생활과 종교생활에

우리엄마는 저를 너무 서운하게 합니다.

제일 슬픈 건,

집에 들어와서 저는 엄마랑 얘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얘길 한단 말예요.

그럴 때면, 우리 엄마는 건성건성, 제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아요.

"그렇게 건성건성 대답할 거면, 대답하지마!"

이렇게 제가 말하면, 그제야 엄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랬어? 힘들었겠네." 이런 가.식.적.인 리액션을 보여줍니다.

결국 혼자 얘기하다가, 혼자 삐치고, 혼자 풀고, 혼자 다시 얘기하고,

혼자 애교부리고, 저 혼자 원맨쇼에요.

거기에 엄마랑 같이 여자끼리만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그래~, 네가 짜봐~!"라며, 딸과 엄마가 마주앉아 함께

여행루트 짜며 설레여 하는 그림은 우리집에선

그냥 티비에 나오는 모녀의 그림일 뿐입니다.

우리 엄마, 너무 하지 않나요?

날 외롭게 하는 엄마, 밉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전 정말 어쩔 수 없는 엄마바보인가봐요.

신청곡은 가을방학의 동거 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