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생이었을 때였어요.

그때도 저는 라디오를 참 사랑하는 아이었는데요,

왜~, 그때는 한참 사춘기에 반항심 충만할 나이잖아요.

그래서 가장 즐겨듣던 것은

신세대의 아이콘, 거침없이 막말하는 <김진표의 야간비행>이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이야 R-2도 있고, 문자게시판도 있고 하지만,

그때는 오로지 손편지 사연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방송은 달랐어요.

아주 획기적이었죠!

 

바로 PC통신에 대화창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청취자와 대화를 하는 거였습니다.

지금의 R-2나 문자같은 거였죠.

아무튼 그래서 방송에 집중해야하는 DJ를 대신해서

 

그 대화방에서 청취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중에 재밌는 이야기들을 바로바로 전해주는 여자 캐스터 한분이

항상 스튜디오 안에서 방송을 함께 하는 형태였었죠.

 

여느날과 다름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찬 방송이 진행되고 있었고,

노래들을 시간이 되서, 진표씨는 곡 소개를 했습니다.

아주 평화로운 시간이었죠.

무슨 노래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남자 노래였고요.

하지만... 노래가 시작되고,

전 너무 놀라 라디오를 끌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래가 나오는데,

분명 남자가수 노래고, 전주가 나오는 부분인데!!!

"음~음~음"  허밍으로 어떤 여자가 노래를 따라부르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아직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여자캐스터분의 방송실수 였다면, 바로 마이크를 내리지 않았을까요?

그러기엔 너무 길었습니다.

사실 그 소리에 너무 놀라 라디오를 껐기 때문에,

뒷 일은 잘 몰라요...

 

단 한가지, 지금에 와서도 제가 바라는 건,

그 목소리가 캐스터 여자분 목소리이기를 바랍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동안 라디오를 듣지 못했어요. 전.    

지금은 물론, 극뽁~!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