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저 주말에 친구 함 받으러 다녀왔어요!

오빠는 함들이 어떻게 하셨어요?

저는 사실

우리 가족들은 늘 함들이를 그렇게 시끌벅적하게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잊혀져가는 문화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우아, 근데 함들이, 이거 대단한 거더라고요.

일단 바가지를 깨뜨리고, 오는 건 뭐 별 문제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뒤부터!

함진아비 달래서 데리고 들어오는 거,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

아, 이거 땜에 진땀 좀 뺐습니다.

우리 쪽에서도 나름 전략이 있었거든요.

한꺼번에 다 나가지 말고,

제일 먼저 예쁘장한 애 한명을 내보내고,

그 다음엔 보통들이 쭉 나가다가

마지막엔 우리 중에 제일 어린애를 내보내서 홀리게 만든다!!!

그런데 말이죠, 이게 처음엔 전략이었지만,

한 명 한 명, 나갈 때마다 함진아비가 몇 걸음 움직이느냐는

어느덧 우리들이 자존심이 되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심호흡 한번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웃음을 지으며 나갔는데!

이런! 함진아비가 길바닥에 주저 않는 겁니다.

"노래를 불러라, 우리를 움직일 수 잇는 개인기를 보여달라."

전 그 한복판에서 노래도 부르고, 메뚜기 춤도 추고, 개인기도 보여주고,

그렇게 전 저희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왔습니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그렇게 해서 제가 얻은 건 뭘까요.

암튼 그 친구덕분에

몸서리치도록 즐.거.운 추억 하나가 더 생긴 것 같아요.

이제 이번 주 토요일이면, 유부녀가 되는 내 친구 지은가,

이렇게 고생해서 함도 받아줬으니 잘 살렴!!

금슬좋은 종철오빠,

오빠의 기운을 좀 제 친구에게도 불어넣어주세요~^^

 

신청곡은 베스트 축가죠, 성시경의 두 사람 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