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정 아빠는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하세요.

어느해 여름, 장마가 와서 그 날도 무척이나 비가 내렸어요.

낚시를 하고 돌아 오신 아빠의 품에 오리 한 마리가 들려 있었어요.

비에 흠뻑 젖어 떨고 있는데 일반 오리가 아닌 것 같았죠.

색이 알록달록 이쁜것이 청둥오리가 같아 보였죠.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불어서 떠내려 가는 걸 겨우 건져 오셨다는데,

오리의 상태 심각해 보였어요.

새우를 다져서 줘봐도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겨우 목을 가누고 앉아 있는 것이 너무도 불쌍했어요.

저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SBS에 접속해서 동물농장에 글을 올렸어요.

"오리를 살려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오리의 사연을 올리고 아빠의 연락처를 남겼어요.

다음 날 혹시나 하고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는지 궁금해서 아빠께 전화를 드렸지요.

급하게 저는 오리 괜찮냐고 물었어요.

어제 죽었다고 하시더군요.

잠시 뒤, 아빠의 말씀.

"집에 와서 오리탕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