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굉장한 애주가십니다. 다행이 건강에도 문제가 없으세요.

마치 태어날 때부터 애주가인 마냥 말이죠.

남들보다 간도 해독하는 능력이 빠르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그렇게 술이라면 통달을 하신 아빠가

지난 주말, 오랜만에 기숙사를 벗어나 집에 온 동생에게 술을 가르쳐 주시겠다며 불러 앉히셨습니다.

주도는 물론이고요,

술을 제조하는 법에서부터 술마다 어떻게 마셔야 맛이 좋은지에 대해

몸소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날 아빠는 아빠를 닮아 아무리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제 동생을 보시며

무철 흐뭇해하시는 눈치였습니다.

덕분에 주도를 가르쳐주기 위한 술자리는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이어졌고요.

저희 모녀는 자다가 일어나 교대로 안주를 만들어야 했죠.

하지만 문젠, 엄마와 저의 노고를 그 둘은 기억을 못한다는 겁니다.

거의 자정 이후부터는 이미 동생과 아빠는 술이 술을 먹는 그 상태였던 거에요.

우린 술에게 안주 만들어준 셈이고요. 아! 억울합니다.

애주가 옆에는 애주가 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거 애주가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철의 왜 그래 신청합니다.